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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르샤흐 위스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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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Oo
205화무료 205화
매주 화 수 목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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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회귀는 없어! 오데트라는 소녀의 몸에 빙의 되어 겪은 49번의 회귀, 닥쳐오는 재앙을 이겨내지 못하고 실패하고 마는데. 마지막 49번째 회귀. 재앙을 이겨내기 위해서 필요한 건, 첫 번째, 계약을 늘려 나의 시종을 많이 만든다. 두 번째, 미션 컴퍼니를 운영하여 자금을 많이 번다. 세 번째, 마법사의 탑을 성장시켜 강해진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완결무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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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꽃이 피지 않을 것 같던 정원에도 흐드러지는 봄꽃과 장미가 피어났고 바람에도 향기가 어렸다. 정원의 정자에 앉아 있던 오데트는 노란 덤불 아래 삐져나온 꼬리를 보며 그를 불렀다.


“안녕, 캐시.”


파란 털의 꼬리가 이리저리 흔들란다 싶더니 몸통 긴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풍성한 꼬랑지가 유난스럽고 갸르스름 뜬 호박색 눈이 새침한 표정을 잘 담아낸 고양이는 신비로운 푸른빛을 두른 채 사뿐히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코끝이 분홍색으로 킁킁거렸다. 생김새가 신비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파란 고양이는 좔좔좔 물 흐르듯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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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않아. 늘 인간이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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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목소리로 짜증을 터트린 고양이는 파란 털을 잔뜩 부풀려 곤두세웠다. 그의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캬아악’ 소리내며 하악질을 토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는 꼬리로 테이블을 탁탁탁 치며 육두문자를 뱉어냈는데 ‘썩은 생선같은 놈들!’ 이라거나 ‘물에 빠뜨려 죽여버릴 놈들!’ 같은 지독히 고양이스러운 욕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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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마구마구 벅벅 해버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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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좀 귀여울지도, 생각하던 차였는데 한마디나 되는 발톱을 길게 빼들자 조용히 생각을 지웠다. 저런 걸로 배를 마구마구 벅벅 해버리면 쓰라리고 아픈 단계에서 끝나지 않을거다. 대참사, 피범벅, 내장파티가 될 걸. 분개하는 캐시를 달랠 겸 조심스레 귓가를 쓰다듬어주자 부풀었던 꼬릿털은 느릿하게 가라앉았다. 살살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다가 분노가 한 김 식을 쯤 머리에 붙은 개나리꽃을 떼어주었다. 머리 위에 꼭 별이 붙은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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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하소연을 하러 온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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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고양이 캐시는 얌전히 발톱을 집어넣고서 시치미를 뚝 뗐다. 고양이는 새침떼기인 법이니까. 앞발을 짭짭 핥으며 눈을 도로록 굴렸는데 숨긴다곤해도 정곡 찔린 제스처였다. 결국 캐시는 한숨을 내뱉고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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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트, 네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들었어.”

“벌써 소문이 나니 기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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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턱을 훑어 긁어주자 골골대는 소리가 작은 엔진처럼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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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의뢰를 받는다며. 인간들 사이에서는 헌터니 뭐니 하는 것들이 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면서 심부름을 한다던데 네가 그런 시시한 일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만 비슷하긴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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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가볍게 긍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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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의뢰를 받을거야.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준다면 말이지.”

“흥, 요정은 은혜를 잊지 않지. 그러니 내 의뢰를 받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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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캐트시 캐시 캣이 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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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인간에게 납치당했어.”


*


시대를 막론하고 희귀한 것에 대한 사람의 욕망은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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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비롯한 번쩍이는 보석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름난 예술가의 작품, 특수 공방의 아티팩트, 희귀 식물이나 멸종위기의 짐승까지. 이런 걸 모으는 사람들을 ‘컬렉터’라고 하는데 요즘은 별별 일이 다 일어나다보니 컬렉터의 수집 품목은 더욱 넓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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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나 병뚜껑 같은 수준에선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것이다. 이제는 광기의 레이스가 되어버린 그들의 세계에서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인간을 수집하는 정도는 십 수년 전에 유행이 지나가버려 고풍스러운 맛이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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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간마저 추잡한 퍼포먼스에 자극적 재료가 되어버린 지금 인간이 아닌 것에게 베풀어지는 아량이 있을 리 없다. 이번 이야기 속 싸구려 자극에 희생된 타깃은 ‘요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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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의 나라 ‘티르 나 노그’의 요람에서 태어나 온 세계 구석구석에 자리잡아 터전을 일군 이웃들. 초자연적 존재이자 예로부터 인간과 함께 공생해왔다. 그들과의 사이가 언제나 긍정적이었던 건 아니지만 요즘처럼 극단적으로 사이가 나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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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발전을 거듭하며 자연에 의존하던 부분을 줄여나갔고 밤도 낮처럼 환한 그들의 시대에 요정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숲을 불태우고 강을 오염시키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요정을 볼 수 있는 사람도 급속도로 줄어들더니 인류의 요정 친화력도 많이 옅어져 그 결과 요정의 대이주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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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살던 세상을 떠나 서쪽 끝에 있는 고향 ‘티르 나 노그’로 향하는 이주 행렬이었다. 벌써 160년 주기를 맞이하다보니 점점 더 요정은 보기 드물어지고 희귀해져서 전설과 동화 속 존재로 희석되었다. 이제 대도시에서 요정이라고 하면 완전히 허상의 존재로 여겨버리니 완전한 단절도 멀지 않은 셈이다.

희석되고, 단절되고,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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