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시월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었다. 행방불명된 아빠를 찾느라 정신이 팔린 엄마의 보살핌과 사랑도 없었다. 대신, 조리원 동기는 있었다. 같은 날 태어나, 같은 조리원에서, 바로 옆자리에 누워있었던 하도건. 그가 시월의 아빠이자, 엄마이자, 오빠며 동생이었고,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렇게 모든 것이 다 되는 도건이었지만 단 하나. 시월에게 그는 남자만은 될 수 없었다. 아니,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건이 저만 두고 죽어버렸을 때, 시월은 깨달았다.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그저 잃을까 두려워 제 마음을 막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도건의 죽음에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그걸 알아볼 여력은 없었다. 그저 그를 따라가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러나 그때, 스스로를 '관리자'라 칭하는 존재가 나타났고, 죽은 도건을 만나게 해준다고 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고, 시월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하도건을 만나게 해준다는 게 이런 거였어?!” 시월은 마침내 도건을 만났다. 문제는 그게 49일 전의 도건이라는 점이었지. 도건이 죽기 49일 전의 과거로 돌아가게 된 시월. 시월은 이제 의문 가득했던 도건의 죽음으로부터, 과거의 도건을 지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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