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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입양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미치셨습니까, 폐하?” 불손함과 오만함의 상징. 드래곤을 벤 영웅. 에단 아이벡. 그가 공작위를 계승하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 아이를 입양할 것? “넌 정체가 뭐지?” “애한테 그렇게 묻는 사람은 없습니다, 각하.” “아이벼.” “그래. 난 아이벡 공작이다. 날 알아보는군.” “그럴 리가요.” 엉겁결에 아이벡 공작 가에 입양된 베르타. [괜찮은 인간이로구나. 그렇지, 아기별아?] ……는 사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별의 일족이었다. "아이벡 공녀라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지 않습니까." "마땅히 제 할 일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지랄하네. 노망난 노친네들." 영웅이 될 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와 "뿌뿌없이 잠도 못 자는 애한테 뭘 시켜? 애가 할 일이 먹고, 자고, 싸고, 노는 거지." 지나치게 입이 험한 제국의 영웅이 함께 채워나가는 육아 일기. * 소년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벨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축 처진 어깨에서 시뻘건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날 죽일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난 재앙이야. 그러니 날 죽여.” “아니야!” 벨은 소년을 꽉 끌어안았다. “갠차나, 갠차나.” 그리고 위로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깊은 어둠을. 그 고독을. “나를 만져도 아무렇지도 않아?” “웅!” 가장 강력한 재앙을 없앨 수 있는 건 벨이 유일했다. 마찬가지로, 가장 어두운 밤에 태어난 재앙에 닿을 수 있는 사람 역시 벨이 유일하다. 니데리온의 상식이 뒤틀리는 순간이었다. planisia3518@gmail.com
유독 밤이 짙은 날이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공기는 차고 습했다.
음산하기 짝이 없는 밤.
쾅쾅쾅쾅!
누군가 반쯤 삐걱거리는 문을 다급히 두들겼다.
테리사는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순간 제 귀가 잘못된 게 아닌지 고민하던 찰나.
쾅쾅쾅쾅!
한 번 더 문이 흔들렸다.
“제발…….”
곧이어 신음 같은 애원이 따라붙었다.
“……제발 문 좀 열어 주세요…….”
테리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협탁을 손으로 더듬었다.
알이 작은 자신의 안경을 끼고 양초에 불을 붙이기까지 일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누구세요?”
그녀는 겁을 잔뜩 먹은 목소리로 문밖의 수상한 음성에게 말을 걸었다.
“제발 이 아이를…….”
‘아이?’
울먹이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검은 인영이 테리사를 덮쳤다.
“아이고!”
졸지에 뒤로 넘어간 테리사는 엉덩이의 통증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원장 선생님?”
“거기서 뭐 하세요?”
“누구예요?”
한밤중의 소동에 결국 자고 있던 아이들까지 눈을 뜨고 말았다.
“얘들아, 안으로 들어가거라. 어서!”
테리사는 엉덩이의 통증에 허우적거리면서도 서둘러 아이들을 방에 들어가게 했다.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
보육원에서 가장 큰 아이인 릴리뿐이다.
“원장 선생님, 괜찮으세요? 어디 안 다치셨어요?”
릴리가 서둘러 다가와 떨어진 초를 주웠다.
소녀는 테리사가 일어날 수 있도록 부축하곤 바닥에 웅크린 검은 물체를 확인했다.
“저 사람은 누구예요?”
“잘 모르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것 같구나.”
“저기요. 괜찮으세요?”
릴리가 용감하게 한밤중의 불청객에게 다가갔다.
“아휴. 비에 흠뻑 젖으셨네.”
불청객은 한밤중에도 검은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있었다.
원래는 로브였던 것 같지만, 여기저기 찢어지고 구멍이 나서 지금은 누더기나 마찬가지다.
릴리는 흠뻑 젖어버린 마룻바닥을 닦을 걱정을 하면서도, 일단 눈앞의 사람을 돕기로 했다.
“우선 몸을 좀 데워야…….”
그때였다.
“제발……!”
불청객이 엄청난 힘으로 릴리의 팔뚝을 붙잡았다.
“제발 이 아이를 구해주세요.”
릴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 불청객이 피투성이라는 사실을.
심지어 그녀의 허벅지에는 아직도 검은 날붙이가 박혀있었다.
그리고 품에는 아주 작은 무언가를 꽉 끌어안고 있다.
‘누가 쫓아오나?’
릴리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밖을 살폈다.
어둡고 스산한, 폭우가 내리치는 밖을.
두려움이 울컥 치밀어오른 릴리는 다급히 문을 걸어 잠갔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테리사도 이 가여운 여성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상처가 깊구나. 릴리. 어서 붕대와 지혈제를 가져오렴!”
“나는 이제 늦었어요.”
여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의 얼굴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로 흠뻑 젖은 상태였다.
입술은 죄 부르텄다.
“제발 이 아이를 살려주세요.”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의사니까.”
테리사가 단호한 목소리로 여성을 달래려 했으나, 여성은 한 번 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아이를 잘 돌봐주세요.”
그녀가 부르트고 갈라진 입술을 달싹였다.
“세상에 닥쳐올 모든 재앙을 해결할 아이예요.”
신비로운 보라색 눈동자는 기이한 빛을 발산하며 테리사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뻐끔뻐끔.
아이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신중히 내뱉은 여성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겨우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워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는 품 안의 갓난아이를 테리사에게 떠넘겼다.
“반드시 행복해지렴.”
갓난아이의 뺨을 간질이는 손길조차 벅찰 정도로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언제나 널 사랑해.”
여자가 눈을 감으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져 내렸다.
그 직후, 여자의 옷 사이에서 작은 반딧불이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올랐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반딧불이는 서서히 그 수를 늘려가더니 이내 여성의 몸을 완전히 뒤덮었다.
테리사와 릴리는 얼어붙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님이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복도로 고개를 빼꼼 내민 아이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아이의 말이 맞았다.
여자는 마치 별에 휩싸인 것처럼 빛을 태우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맙소사…….”
테리사는 기운이 쭉 빠져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렸다.
신을 목도한 듯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믿어야 했다.
이미 그녀의 품에는 작은 갓난아이가 안겨있었으므로.
1화.
1장. 공작위 계승 조건
2025.07.27 21:10
2025.07.27 21:09
2025.07.27 21:08
2025.07.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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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6 21:05
2025.07.26 02:40
2025.07.24 20:03
2025.07.23 21:25
2025.07.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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