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오염된 신 세계
profile image
금박쥐고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251좋아요 0댓글 0

사랑하는 존재를 되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평범함을 원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런 그녀를 누구보다 지지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가정을 원하는 아이가 있었고, 그런 아이의 환상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있었다. 모두에게 배신 당한 사람이 있었고, 모두에게 상처 입은 사람이 있었다. 자유롭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사람이 있었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고, 그런 사람을 사랑한 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억을 되찾고 싶은 아이가 있었다. 이들의 엔딩은 과연 어떻게 날까?

공모전 참여작#아포칼립스#인외존재#생존물#성장물#피폐물#동료/케미#갑을관계#경쟁구도#천재#능력녀#능력남#기억상실#판타지#현대

재난(災難).


인간에 의해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거나 사회적인 매장이나 재물 손괴 등의 일들을 우리는 인재(人災), 인간이 일으킨 재난이라고 부른다.


물론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감히 손 쓸 수 없는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인간이 막을 수 없는 것. 자연의 급격한 변화로 지구에 닥쳐오는 천재지변(天災地變).


이 거대하며 인간의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해진다. 우리는 이것을 다른 말로 재앙(災殃)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신이 세계에 장난치는 것이야 말로 재앙이다.


신의 말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인간이 속해 있는, 인간이 만들어가는 이 사회에 종교라는 것은 떼어내려고 해야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이다.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혀 뿌리깊게 파묻혀 있는 것들이며, 더 내몰릴 곳 없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 또한 종교이다.


그리고 현존하는 종교의 가장 큰 존재이자 의의, 그것은 유일신 소그네어(有一神 sognare).


신적인 존재야말로 더 비참히 추락할 곳 없는 이들의 맹신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신의 존재를 어떠한 것에 도입시키기로 했다.


신적인 존재의 가장 큰 특징은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불멸의 몸, 그것이 진정한 의의이다.


그러한 존재를 연구하고 만들어 신도들을 불멸자로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신의 의지를 받들어, 유일신의 믿음을 굳건히 하라. 불멸을 위하여.


「Un Miracolo Di Dio.」



*



느릿하게 붉은 노을이 지는 하늘. 붉음과 주홍이 섞이는 하늘의 빛깔이 부장실 안으로 스며들었다.


하늘의 색은 천천히 붉음과 주홍이 섞인 색에서 보라와 검정이 섞인 하늘로 물들어갔다. 우혁은 하늘을 보다가 서류가 수북히 쌓여있는 자신의 책상 위로 시선을 돌렸다.


우혁은 막 정리를 끝낸 서류들 중 하나를 들고 검토를 시작했다. 현재 우혁이 속한 마케팅 1팀 부서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


회사에서 생산하는 음료수를 판매하고자 유명한 스포츠 선수와 콜라보를 하자는 기획서. 한 장씩 넘기며 기획 의도와 콜라보로 인한 매출량 증가를 확인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벌써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피곤함에 우혁은 눈가를 살짝 누르며 서류의 마지막 장에 적힌 선수의 이름을 확인했다.


‘고예경’.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우혁도 잘 알고 있는 선수. 검도에서 뛰어난 두각을 발휘해 몇 년만에 올림픽을 준비하던 애들을 제치고 올라섰다던가.


우혁은 예경의 사진과 이름이 박힌 서류의 마지막 장을 보며, 아까 아침에 예경을 만났던 것을 떠올렸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당시, 가장 유명한 선수를 영입했다는 어떤 대리가 오늘로 미팅을 잡았다며 선수를 데리고 왔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키였다. 여자의 평균 키를 훨씬 넘는 키. 대략적으로 170 정도 되어보였고, 여느 평범한 사람들 같이 검은색 눈에 하나로 높게 올려 묶은 검은색 머리카락.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새하얀 피부까지.


잠깐 대화해 보았음에도 예경이 쾌활하고 털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눈치가 빠르고 친화력이 매우 좋은 듯 했다. 단숨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와 친해진 것을 보면.


예경이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내민 손을 잡았을 때, 그 손은 스포츠인의 것이 맞았다. 오랜 기간 훈련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거칠고 굳은 살이 많이 박힌 손. 우혁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예경의 손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오랜기간의 훈련을 통해 굳은 살이 박히고 거칠어진 손이 마치, 자신이 부모님의 덕으로 이 자리에 올라온 낙하산이라고 속삭이는 사람들과 달라 보였다.


무언가를 노력으로 쟁취한다는 것에는 어떤 기쁨이 따를지, 자신은 그런 소소한 기쁨조차도 누려본 적이 없었다. 오로지 부모님을 위한, 부모님의 말만 듣도록 설계된 인형이 된 느낌이었다.


우혁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적힌 서류를 내려놓고 가죽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그리고는 손목에 찬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우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부친이 시킨 심부름을 하러 가야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둘’을 만나러 가야한다는 건 더더욱.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부모님을 위한 인형이 된 사람의 결말인 것을.


우혁은 재킷을 걸치고 회사 건물 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회사 건물 앞에는 이미 검은색 벤 한 대가 서 있었고, 우혁은 그 벤에 올라탔다. 지금부터가 진짜 업무의 시작이었다.


우혁을 태운 벤이 도착한 것은 어떤 거리의 어두운 골목 앞. 우혁이 내린 골목은 다른 골목들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정리가 되어있는 곳이었다.


깨끗한 검은색 구두를 한 발씩 내딛는 그 소리가 골목에 크게 울려퍼졌다.


한참을 걷던 우혁이 멈춰선 곳은 어떤 가게 앞.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텐더가 술병을 흔들다 말고 내려놓았다. 그리곤 우혁을 지하실로 안내했다.


꿉꿉하고 어두컴컴한 지하실 계단을 지나 문을 열었을 때, 화려한 빛이 확 비치며 눈이 부셨다. 우혁은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안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던 냄새는 다 사라지고, 독한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안은 바깥보다 훨씬 깔끔했다. 음료수나 먹을 것도 준비되어 있었고, 위에서 정부가 공인한 합법적인 카지노 마냥 세련된 인테리어.


이 안에는 온갖 도박들이 행해지고 있었다. 제일 흔하게 알려져 있는 블랙 잭부터 시작해서, 룰렛과 슬롯머신, 그리고 포커 등. 다양한 도박들의 향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혁은 안쪽으로 향했다.


카지노 안쪽은 깨끗하고 깔끔하게 되어있기는 했다. 이 카지노의 주인들에게 잘 보이고자 매일같이 오는 이들도 있었고, 눈도장이라도 찍어보자는 마음에 오랜기간 머무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곳의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우혁에게 다가와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내해 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우혁은 느리게 걸음을 옮겨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이곳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큰 곳. 오로지 VIP들을 위한 공간. 검은색 우드에 금박이 칠해진 문앞에 서서, 우혁은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안에는 화려한 벽장식들과 소파가 보였고, 바깥과는 다르게 훨씬 더 화려하고 고급진 장비들이 보였다.


우혁은 이 화려함으로 점칠된 공간이 불쾌했다. 오로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화려함으로 점칠된 공간이, 마치 자신 같았기에.


VIP룸으로 들어선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네, 꼬마 도련님.”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고객센터이용 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유료 콘텐츠 제공 약관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

Copyright © viewcommz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