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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급 알바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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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han
10화무료 10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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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각성했더니 알바나 하란다.

공모전 참여작#현대판타지#현대#성장물#성좌물#시스템/상태창#탑등반물#헌터물#치유물#힐링물

편의점 알바를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가령 대검 전사라던가. 대형 길드를 이끄는 길드장 같은 사람 말이다.

 

게임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바닥 걸레질을 하다가 통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탑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방금 시식대에서 단체로 라면을 먹고 나간 길드가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더럽게도 처먹고 갔네.’

 

나는 대걸레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앞뒤로 왕복하자 주황색 국물 얼룩이 지워졌다.

 

각성자가 나오고 5년이라고는 하지만.

나와 별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될놈될이라고 하던가. 나는 각성자로 선택받지 못했다.

 

대신 CS24 백탑 입구점 스토어 매니저로 선택됐지!

무려 시급을 15,000원이나 주는 곳이다.

 

[띠링! 픽업 주문입니다!]

 

“쯧.”

 

나는 혀를 찼다.

카운터로 돌아가서 포스기를 조작했다.

픽업 주문 영수증이 길게 뽑혀 나왔다.

 

‘부럽다…….’

 

F급 마정석 하나가 10,000원이다.

가장 약한 몬스터 두 마리만 잡아도 내 시급을 넘었다.

나와 동생. 둘 중 한 명이라도 각성했다면 지금보다 형편이 좋았으려나.

학교에 나가 있을 동생을 떠올렸다.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

 

남은 가족이라고는 동생밖에 없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돌봐주던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시고 둘만 남았다.

상념에 빠질 시간도 없이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요!”

 

일하자, 일.

나는 한숨을 삼키고 미소를 지었다.

 

*

 

나는 장갑 낀 손으로 오토바이 시동을 걸었다.

차량 후방등 사이를 가로질러 갔다.

막힌 도로를 빠져나오자 밤공기 헬멧 안쪽으로 들어왔다.

 

대충 새벽 두 시쯤 됐을까.

이 배달만 끝나면 오늘의 일과는 끝이었다.

 

“질리지도 않나?”

 

주문자를 떠올리며 말했다.

내가 일을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계속 같은 요일과 시간에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시켰다. 조각은 잘게.

주문자와 딱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었다.

 

엘리베이터에 타기 직전 잠깐 마주친 거라서 얼굴은 못 봤지만… 각성자였을까.

 

‘각성해도 사람 먹고 사는 건 비슷하구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늘은 큰맘 먹고 치킨을 사 가자.

동생 녀석은 분명 안 자고 있을 테고, 가능하면 거실에 앉아서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

치즈 시즈닝에 환장하니까. 점장님께 부탁해서 하나 얻어보자.

 

나쁘지 않은 계획이었다.

나는 속력을 올려, 더욱 빠르게 나아가려고 했다.

 

‘어?’

 

핸들을 붙잡고 있어야 할 손에 공기가 스쳤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내 밑으로 차가 지나다니고 있었다.

나는 공중에 떠올라, 실시간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축하합니다!]

 

상태창?

눈앞에 나타난 푸른 화면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때였다.

 

빠아앙-!

 

높은 경적 소리가 울렸다.

내가 떨어지는 지점을 향해 화물차가 돌진했고, 나는 무거운 충격과 함께 날아갔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헬멧에 달린 안면 보호판은 테두리만 남고 깨진 상태였고, 아스팔트 위에 축 늘어진 손이 보였다.

 

“아…….”

 

X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바람이 목구멍에서 빠져 나오는 소리만이 들렸다.

시야가 점차 흐려졌다.

 

[……으로 각성하셨습니다!]

 

앞에 쓰인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눈살을 찌푸리지도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

일만 하다가 죽다니.

뭐 이딴 죽음이 다 있나, 싶었다.

 

김희로.

기쁠 희 자에, 일할 로 자를 써서 지었다고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쁘게 일 하라고 지은 이름이었다.

덕분에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일만 하는 인생을 살았다.

 

‘연애 한 번 못 해봤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열이 뻗쳤다.

 

‘형.’

 

동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생각해보니, 최근 휴대폰 보면서 실실거리는 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긴 모양이던데.

 

‘잘 됐으면 좋겠네.’

 

이제부터 혼자 남게 될 동생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마음만 무거운 게 아니라 몸도…….

 

몸도?

 

“헉!”

 

나는 눈을 떴다.

흰 천장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햇빛이 드리웠다.

사각형 안에서 먼지 그림자 같은 게 돌아다녔다.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거구의 남성이 내 배 위에 머리를 대고 잠들어 있었다.

김희운, 내 하나뿐인 동생이었다.

나는 벽시계를 노려보았다. 오후 세 시를 막 넘어가는 중이었다.

 

‘얘가 왜 여기에 있지…….’

 

떠오르는 의문이야 많았다.

하지만 모든 의문을 제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거였다.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닌가.’

 

희운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올렸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리멍텅한 동공에 빛이 들었다.

희운은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침대 앞에 주저 앉았다.

이어서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다 무슨 상황이야.’

 

나는 고개를 젖혔다.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본 광경을 떠올렸다.

축 늘어져 있던 손과, 날 들이받은 화물차의 불빛, 그리고 상태창.

 

“아!”

 

내가 돌연 소리치자 희운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이불에 묻은 콧물이 쭉 늘어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쪽팔린 지 뺨을 가렸다.

나는 허공에 손을 뻗었다.

 

“상태창.”

 

 

 

[이름: 김희로]

 

클래스: 알바생(EX)

 

[스탯]

근력: C 체력: A 지력: D

마력: F 행운: F 정신력: S

 

[스킬]

스마일(B) 출퇴근(P)

구인/구직(P) 맞춤형 인재(P)

 

[패널티]

알바의 숙명: 소속 불가

 

푸른 배경의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X발. 동생 앞이라 소리 내서 말하지는 않았다.

 

‘각성이 겹치면서 죽음을 피한 건가.’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각성자는 신체 능력이 강화된다고 들었다.

그걸 감안하고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멀쩡했다.

뭐, 그건 둘째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거다.

 

클래스: 알바생(EX)

 

듣도보도 못한 클래스였다.

나를 맥이려는 속셈인가 싶었다.

각성했다는 기쁨이 올라오기도 전에 식었다.

 

“형?”

 

희운이 고개를 기울였다.

저 녀석 눈에는 내가 허공에 대고 한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겠지.

 

“형, 각성했다.”

“어?”

“알바생으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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