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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대공의 누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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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참나무🌴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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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누가 네 누나야. 이놈아.

공모전 참여작#로맨스판타지#서양풍#회귀#환생#육아물#소꿉친구#걸크러시#능력녀#연하남#존댓말남#성장물#첫사랑

어떤 불행한 과거를 가진 주인공이 있었다.

가정 폭력... 소설에서는 흔히 앞으로의 승승장구를 위한 불행한 과거로 설정되는 모든 것들 말이다.

태어났는데, 어? 아버지는 바람났고, 어머니는 미쳤으며, 형제라는 혈육은 제게 관심조차 없고, 하인이라는 놈들은 일도 안 하고 갓난아이에게 밥도 주지 않아.


'제정신인 놈들이 없네.'


이런 집안에서 어떻게 19살까지 살았었는지 모르겠군.


환생 1일 차, 그는 세계를 뒤엎었다.


...아니, 회귀였던가?


-


"누나아아!"


조그만 녀석이 와다다 달려오더니 내 앞에서 포옥 넘어진다.

넘어진 곳은 부드러운 잔디밭이지만 그새 붉어진 무릎을 가리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으...으앙..."


내 앞에서 눈물 따위 보이지 말라 했더니 슬슬 참는 법을 배우는 모양이었다.

좋아. 좋은 북부 대공의 자세다.

나는 만족스럽게 웃어 보이며 근엄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

"네... 넵!"


이곳은 제국 최북부의 설산, 그곳의 대공저다.

원래는 내가 이곳의 주인이었다.


'근데 내가 북부를 맡으면 죽더라고.'


그렇게 된 거다. 나는 나의 불행과 눈앞의 이 녀석의 불행을 홀라당 바꿔다먹었다.


'그래서 황실이 개판이 됐지...'


반성의 여지는 없다. 어차피 10년 뒤면 전쟁 터져서 황실이고 뭐고 없더라고.

그래서 지금의 나는 뭐다? 백작가의 사생아 운명을 받았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누가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 대공 칭호를 달아서 북부 설산에 보내겠는가.

나는 내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꼬맹이를 앞에 둔 채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 여길 원래 막던 집안이 공중분해 당한 탓이다.

누구에게 당했겠는가.

다 내 탓이지.


-


슬픈 과거를 언급하면 입만 쓸 뿐이다. 현재가 바뀐 이상 나는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있겠지.

원래 이곳을 지배하던 크로제트 백작가는 몇백 년 전 제국에 먹히기 전까지는 나름 왕실이었으며 왕국에는 흔히 그렇듯이 마법적인 비밀을 갖추고 있었다.

후손들이여, 나라에 망조가 들었을 때 이걸 펼쳐보거라 하는 거.

근데 망했을 때 왕실은 개판이었나 보다.

몇백 년 후 후손, 그것도 장자도 아닌 녀석이 그걸 처음 펼쳐보게 된 거다.


'뭐야?'


신 같은 게 인사했다.


'살려주세요'


나는 개발새발 갈겨쓴 글씨로 화답했다. 전쟁 통에 적이 코앞으로 들이닥친 상황이었으니.


'오, 후손.'


놈은 너무나 태연했다. 참고로 이때 나는 이미 적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뭔가 특별한 공간은 맞았는지 책 주변으로 접근은 못 했지만 말이다.


'조상님 도와주-'


'책 들고 생각만 해도 된다.'


조상은 이제 머릿속에 직통으로 대화를 쏴줬다. 

그건 꽤 불쾌한 느낌이었지만 두껍기만 한 책에 나 이상으로 날아가는 글씨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적군은 나와 대치하다 잠시 어수선해졌다. 상관이 내려오고 있는 듯싶었다.

가운데 사람 한 명 아슬아슬하게 들어올 길만 남긴 채 양 끝으로 대열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조상님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저는 이런 곳에서 아무것도 못 이룬 채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요. 비록 제가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살려만 주신다면 이제 능동적으로 살아볼게요. 제발요...'


'보아하니 너는 살고도 싶고, 명예도 얻어보고 싶고, 연애도 해보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하여튼 크로제트다운 놈이렷다.'


'아니, 잠깐만요. 그 정도는 아닌데요!'


드디어 상관까지 내려와 나와 눈을 마주 봤다. 형형한 눈빛이 눈빛만으로 널 죽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책에서 나온 빛무리가 얽혀 괜히 신비로운 공간은 그 상관조차 접근이 불가했다. 대충 상황을 보아하니 여길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듯했다.


'아잇, 저놈 운명 참 소설 같은 게 맘에 드는구나. 여기 후손 놈은 찌질하게도 살아왔건만...'

'좋다. 내가 이쯤 되면 잊힌 줄 알고 서운하던 와중이었으니 큰맘 먹고 쏴주마.'

'대신 말이다. 누구에게나 대가는 있다는 걸 기억해라. 저놈은 운이 나쁜 걸로 치마.'

'아니, 좋아진 건가?'


조상 놈은 이제 멋모를 말을 중얼중얼 뇌리에 흘려 놓고는 후손을 살려줄 생각 따위 날려 버린 듯했다.


'에라이.'


나는 그냥 책을 덮은 채 외쳤다.


"잠시만요! 협상을..."


"협상은 무슨 협상이지? 크로제트는 제국의 요구에 불응하고 적국에 길을 터주었다. 이것이 반역의 의도가 아니라면 무엇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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