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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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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중한 주인공들을 죽이고 되살린다.

공모전 참여작#현대판타지#탑등반물#시스템/상태창#헌터물

[속보입니다! 지금 60층 공략이 실패했다는 소식입니다!]

 

뉴스를 틀자마자 흘러나오는 아나운서의 격양된 목소리.

난 방금 갓 끓인 라면을 한 젓가락 먹곤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화면에서는 60층 공략의 대표로 나섰던 S급 헌터 최태수가 비추어지고 있었다.

그의 몸 곳곳에는 핏자국과 상처들이 있었지만, 그는 꿋꿋하게 카메라 앞에 서서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TV에서는 성난 민중들의 목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있었다.

난 TV에서 시선을 때고 핸드폰으로 실시간으로 중개되는 유튜브 댓글란을 보았다.

 

ㄴ저게 어떻게 S급 헌터임?

ㄴ대한민국 수준.

ㄴS급 헌터여도 아직 23살의 어린 청년한테 말이 너무 심합니다.

ㄴㅇㅃㄴ

ㄴㄹㅇㅋㅋ

ㄴ어차피 다 우리 혈세로 돈 빨아먹는 놈들인데 뭘 걱정함 ㅋㅋ

아니나 다를까 그를 물고 뜯기 바쁜 사람들.

실제로 만나면 아무말도 못할거면서 남을 헐뜯는 모습에 혐오감이 들었다.

 

‘아니, 나도 딱히 다를 바가 없나.’

 

나도 그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대한민국 최고의 S급 헌터 최태수.

중학교에서 처음 만났던 친한 친구였었다.

비록 18살에 각성하고 난 이후 서울로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멀어진 친구이지만 말이다.

 

‘쟤는 저렇게 사람 많은 장소에서도 잘 말하네.’

 

나라면 잔뜩 굳어서 어버버거렸을 텐데.

그 순간 한 문자가 날아왔다.

 

[바로론 : 김태성 님. 이번 달의 체불금을 안내해 드립니다.]

 

“많이도 빼간다.”

 

난 휴대폰을 침대에 집어 던지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아 씨이발...'


나는 이 곰팡내 풍기는 골방에 틀어박혀 팔리지도 않는 글만 쓰고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건 아니었다.

3년 전, 계약에 실패하고 난 이후부터 글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X피아에 올렸지만, 저조한 성적에 완결조차 내지 못했다.

그렇게 1작품, 2작품, 쌓이고 쌓여서 연중 작이 10개가 넘어갔다

난 가만히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나도 각성하고 싶다...’

 

안다.

헌터들 나름의 고충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고충 없는 직업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난 그래도 각성하고 싶었다.

이제 생각나는 돌파구가 각성밖에 없었으니까.

 

‘이 그지 같은 현실을 벗어날려면 각성 밖에 없으니깐.’

 

난 하늘을 향해 중지를 치켜 새웠다.

 

“나도 각성 좀 해보자 씨발.”

 

만약 신이라는 작자가 있다면 말하고 싶다.

이렇게 시련을 줬으면 슬슬 보상을 줄 때가 아니냐고.

하지만 망상은 망상일 뿐.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될 리가 없지.’

 

다시 생각해 보니 각성을 했다면 머리만 아팠을 것 같다.

 

‘목숨 걸고 싸워 라고? 난 절대로 못하지.’

 

“라면이나 마저 먹자.”

 

그리고 그 순간.

 

[탑이 당신을 부릅니다!]

 

“에?”

 

설마 나 진짜 목숨 걸고 탑 올라가야 하는 거야?

 

***

 

협회의 교육실.

옆에 칸막이가 쳐져 있고, 내 앞에는 모니터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칸막이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모르는 사람이랑. 어우.’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소름이 돋았다.

난 다시 모니터에 집중했다.

 

-20년 전 전 세계에 탑이 나타났습니다.

-그와 동시에 몇몇 사람들은 특이한 힘을 깨우치게 되었는데 사회에서는 이들을 각성자로 불렀다가 이후 헌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탁탁-!

 

난 오른쪽 화살표를 반복적으로 눌렀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 다시 돌려봐봤자 의미가 없었다.

 

-스킵할 수 없습니다!

 

“아.”

 

난 지루함을 억누르고 동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은 처음 각성한 사람들이 무조건 적으로 시청해야 하는 교육용 동영상이었다.

 

-각성했을 경우 1개의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각 능력의 등급은 상태창에 표시되어 있는데 S급부터 A급, B급, F급이 있습니다.

-이 표는 대표적인 능력과 등급에 따른 차이를 적어놓았으니 필요하시다면 정지하시고


난 스페이스를 누르고 표를 살폈다. 그러곤 모니터에서 시선을 때 옆을 바라보았다.

 

[이름: 김태성(F)]

[나이: 23살]

[능력: 사령술(F), 버려진 세계들의 주인(P)]

 

‘분명 헌터의 능력은 하나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내 능력란에는 2개의 능력이 표시되어 있었다.

사령술, 버려진 세계의 주인.

뭔가 하나 같이 다 께름직한 이름들이었다.

 

‘일단 사령술은 F네.’

 

찾아본 바에 의하면, 사령술은 등급에 따라 부릴 수 있는 권속의 수나 능력이 달라졌다.

F급은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뼈를 다루거나 하나의 사역마만 부릴 수 있었다.

그 위로 등급이 올라가면 부릴 수 있는 권속이 늘어나지만, 등급을 올리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게 쉬우면 개나소나 S급이겠지.

 

‘처음부터 A급이었음 좋았겠지만, 이게 어디냐.’

 

F등급이라도 좋은 사역마를 만나면 괜찮겠지만, 그게 쉽겠는가.

 

‘일단 이건 넘어가고.’

 

버려진 세계들의 주인라는 스킬.

이 스킬란 뒤에는 페시브(P)라는 전혀 다른 등급이 새겨져 있었다.

 

띠링-!

 

[버려진 세계들의 주인(P)]

-> 당신은 수많은 세계들을 창조했고 동시에 그들을 저버렸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돌아올진 탑만이 알겠죠!


“세계를 버려? 내가?”


'무섭잖아!'


찝찝한 마음을 품은 채로 난 다시 스페이스를 눌렀다.

그렇게 동영상을 자장가 삼아 잠들기 직전.

 

-그럼, 탑의 가호가 있길.

 

마침내 동영상이 끝났다.

기지게를 키곤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순간까지 주위에서 간간이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영상 다 시청하셨나요?”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직원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자가 말을 걸다니,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난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얼굴을 조금 돌렸다.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나 같은 사람한테 그럴 리가.’

 

머릿속 마구니들을 몰아내며 고개를 끄덕이자 여직원은 나에게 자격증을 건네주며 말했다.

 

“각성 축하드립니다. 김태성 님.”

 

자격증에는 ‘F등급 헌터 김태성’이라 적혀있었다.

난 그 자격증을 들고 빠르게 협회를 빠져나왔다.

 

“후아, 역시 사람들 많은 곳은 힘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건 질색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F급이 된 것은 다행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F급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어디서 무시당하지 않겠지.’

 

길드에서는 다르지만 상관없었다.

참고로 난 길드에 들어가지 않을 거다.

길드에 들어가면 온갖 귀찮은 일에 엮일 게 분명하니까.

 

“바로 탑에 가야 하는 건가.”

 

협회에서 등록증을 받으면 당일 무조건 탑 1층에 방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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