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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왕이 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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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꿈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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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으로서 독서실과 알바 뛰는 하루를 반복하며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정령의 왕중왕을 줍고 헌터가 되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헛되지 않도록 힐링 라이프를 누리려 한다.

공모전 참여작#판타지#힐링물#탑등반물


“지긋지긋하다…”

 

사람 없이 한적한 새벽.

편의점 야간 알바를 마친 신재현이 자취방으로 귀가하고 있었다.

 

‘오늘 진상이 대체 몇 명이었던 거야…’

 

끼익.

 

가구가 몇 개라도 빠진 듯한 허름한 원룸.

몸과 정신이 피로했던 것인지.

 

털썩.

 

곧바로 끙끙 앓으며 드러누웠다.

 

‘일어나면 또 독서실에 밤에는 알바에… 누가 재수한다고 했을까… 이럴 거면 아빠 말 듣지 말고 그냥 대학 되는 대로 갈 걸…’

 

절망도 잠시.

재현의 입가에는 금방 미소가 서렸다.

곧바로 휴대폰을 주시했다.

 

제6회 국내 대 정령 토너먼트 결승·준결승전 티켓 예매 페이지.

재현은 이미 예매가 되어있었다.

2주 뒤 열릴 경기에 재현의 심정은 싱글벙글하였다.

 

일과가 독서실과 알바뿐인 재수생으로서 경기 관람은 일말의 희망과 같았다.

재현은 어릴 적부터 헌터를 동경했다.

‘탑’을 개척하고 멋진 모습으로 괴물을 휩쓸고 다니는 인류의 영웅.

비록 어른이 되어서 재수 준비와 알바에 치여 살고 있지만.

20살의 고등학생 정신은 눈앞에 헌터가 싸우는 모습만 상상해도 입가가 실룩거릴 정도였다.

 

‘가면 정령을 다루는 정령술사들을 잔뜩 볼 수 있겠지…’

 

헌터를 좋아한다면 헌터들의 대결을 관람하면 되지 않겠냐마는.

안타깝게도 헌터들의 대결은 정령 토너먼트의 인가에 휩쓸려 잠정 된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재현에게는 헌터들의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간사했다.

 

***

 

2주 뒤.

 

“와아아아아아!”

“호오오오오우!”

 

관중들의 함성과 진동이 경기장에 울렸다.

제6회 대 정령 토너먼트 결승·준결승전이 곧 있으면 펼쳐질 전망이었다.

관중석은 빈자리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빈틈이 없었다.

귀를 파고드는 함성과 진동 속에서, 재현은 이 자리에 있다는 걸 온몸으로 흐느꼈다.

 

씨익.

 

준결승 1경기가 시작된 후 재현의 미소를 극치에 달했다.

자연스레 관중들의 함성과 하나 되어 선수를 응원했고.

헌터들이 다루는 정령들의 생김새, 움직임을 눈 안에 쏙쏙 담았다.

마치 헌터와 하나 된 것처럼 경기에 적극적으로 몰입했다.

 

‘저게 정령술사들이 다루는 정령들이구나, 하나하나 정말 강하고 신비롭게 생겼네…’

 

준결승전 1경기와 2경기가 끝나고 펼쳐지는 대망의 결승전.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두 헌터에 명령 아래 두 정령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S급 헌터 김세빈이 다루는 환상과 매혹의 정령 ‘유니콘’은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갖가지 기술을 쏟아냈다.

치열하고도 매서운 대결 속에서 하얀빛이 흐르는 마력의 일격을 날리자.

 

쿠웅-!

 

경기장 중심에서 굉음과 함께 상대 정령이 쓰러졌다.

잠시 뒤 중계진의 해설이 들려왔다.

 

-오늘 경기의 우승자는 강세빈 선수의 ‘유니콘’입니다!

 

“와아아아아아!”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함성.

관중들은 우렁차게 목소리를 쏟아내며 강세빈의 승리를 찬양했다.

대한민국 S급 헌터 3위, 정령술사 강세의 위상은 하늘을 거닐고 있었다.

열광적이던 결승전과 수상식이 끝나고 노을이 질 무렵.

 

툭.

 

여타 관중들과 마찬가지로 재현은 경기장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정령을 다룰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니, 관심이나 살 수 있다면….’

 

희열을 느끼고 난 뒤 재현의 표정은 다소 어둑함이 깃들어 있었다.

재현에게 있어 헌터란 동경하는 존재였으나.

동시에 어릴 적부터 되고 싶은 존재이기도 했다.

경기장에서 보았던 강세빈 헌터의 모습은 재현에게 있어 부럽고 동경하는 사람이었다.

재현은 씁쓸한 생각을 삼키고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돌아갈 버스나 봐둬야지…’

 

스스슥.

 

이상했다.

왠지 익숙해야만 하는 볼록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쪽 주머니를 뒤적거리지만, 여전히 허전하고 매끄러운 구렁텅이였다.

 

‘어? 내 폰이 어디 갔지… 어……?’

 

관중석에 휴대폰을 떨구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헉… 허억…”

 

발에 불이 나도록 달려온 재현은 곧장 앉았었던 관중석 주변을 수색했다.

파란색 좌석들 사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직사각형의 검은 판때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휴… 찾았다.’

 

주우려고 허리를 숙이던 찰나.

 

꿈틀… 꿈틀…

 

좌석 밑에서 기어 나오는 무언가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하늘빛의 꾸물거리는 그것은 손바닥만 한 작은 슬라임…….

아니 정령이었다.

 

‘탑에 있어야 할 정령이 왜 여기에…?’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정령은 재현의 시선에 지레 겁을 먹은 건지.

몸뚱어리를 움츠러들었다.

 

‘요즘 정령을 키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경기장까지 와서 유기를 하나…’

 

정령 토너먼트가 일상에 정착한 만큼.

탑이라는 존재가 일상에 정착하면서 사람들은 이로운 존재인 정령을 키우기 시작했다.

정령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사람이 많았다.

 

꾸물…….

 

재현은 현대에서 일어나는 암담한 현실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새끼 고양이를 데려가기 위해 행동하는 것처럼.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꾸물,

 

“응?”

 

꾸물렁.

 

“으잉?”

 

손을 들이밀자 정령은 매끄럽게 피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경계심이 삼엄한 모양이었다.

 

‘너무 막무가내였나, 일단 기다려 줘 볼까…’

 

재현은 구부려 앉은 채 정령을 지켜보기만 하며 움직이길 기다렸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모습에 정령은 서서히 꿈틀대며 다가섰다.

 

‘옳지, 겁먹지 말고 내게 오렴.’

 

천천히 손을 내밀고 정령을 받아들일 무렵.

 

움찔.

 

순간 정령은 무언가를 발견한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윽고 재현의 시선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몸을 타고 올라갔다.

 

“우, 우아앗 뭐야!?”

 

손으로 잡을 새도 없이 정령은 그대로 옷자락 속으로 숨어들었다.

 

‘이, 이렇게 빨리 친해진다고?’

 

몸을 뒤적거리니 정령은 품에 숨어있었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채로.

 

‘왜 떨고 있는 거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반쯤 멍을 때리고 있을 때쯤.

뒤통수 너머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다가오는 소리에 재현은 반사적으로 등을 돌렸다.

얼굴에 그늘이 질 정도로 모자를 눌러 쓰고 검은 옷차림의 남자가 재현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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