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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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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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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의 모양을 바꿔 시한부를 살리는 여자, 운명을 거래하는 ‘수명 연장 알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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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손바닥 위의 선, 즉 손금을 운명의 지도라 불렀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M자 손금은 재물을 많이 벌 팔자라고 하고, 생명선이 길면 오래 살고 짧으면 일찍 죽는다고 믿었다.

 

감정선이 깊으면 진실한 사랑을, 운명선이 곧으면 평탄한 삶을 보장받는다고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흔하디흔한 미신.

 

그러나 이 세계에서 그것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었다. 그것은 실제로 작동하는 법칙이었고,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설계도였다.

 

그리고 그 설계도를 바꾸는 순간, 세상은 균형을 잃는다. 한 사람의 생명이 연장되면, 또 다른 이의 시간이 잘려 나가고, 한 사람의 운명이 빛나면, 또 다른 이의 삶은 그림자 속에 꺼져야 하는 식으로.

 

운명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무게를 가진 법칙.


 축복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잔혹한 힘을 가진 여자, 류설아. 그녀에게 손금은 운명의 지도가 아닌, 운명의 설계도였다.

 

그리고 그 설계도를 바꿔 쓸 수 있는 그녀의 손길은 축복이자, 스스로의 수명을 갉아먹는 저주였다.


그래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 세계에, ‘운명의 균형’을 어지럽히는 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오늘도, 한 쌍의 손바닥 위에서 조용히 선이 흔들리고 있다.

 

이 운명의 균형 속에서 누군가의 삶이 이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끝나가고 있을 것이다.

 

***


나로 말하자면, 스물한 살에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팀플 과제 때문에 밤을 새우기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

 

모두와 같았다. 단 하나만 빼고.


 내 손금은 내 운명을 가리키지 않는다. 오직 타인의 손금을, 그것도 내가 원할 때만 마음대로 바꿔 쓸 수 있었다.

 

이 능력을 아는 사람은 딱 한 명뿐이다. 바로 내가 어린 시절 목숨을 빚졌지만, 이제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은인, 서이안.


 얼마 전 우연히 옆집에 그가 이사 온 것을 알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그는 내가 기억하는 따뜻한 모습이 아니었다. 웃음을 싹 잃은 건 물론이고, 눈에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어차피 오래 못 살아요. 그러니까 저랑 친구가 될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에요.”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남자였지만, 그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6개월 뿐이었다.

 

모두가 그의 주변에서 물러설 때, 오직 나만은 되려 그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왜 죽을 생각만 하죠? 내가 어떻게든 살려낼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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