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운이 좋은 당신의 소원 오펠리아의 상점에서 이루어 드립니다. 하지만 대가는 필요한 법. 대가를 준비 할 준비 되셨나요? 가지각색의 이유로 소원을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운명에 이끌려 상점에 방문하게 된다. 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저주를 풀어 줄 아드리안을 만나게 되는데...
#1
찾아올 사람이 없는 한가한 오후.
그리하여 만끽하던 여유.
하지만 곧이어 그 여유를 방해하는 존재가 등장했다.
“소원을 이루어주세요.”
오늘 올 손님이 없는 걸로 아는데. 누구지.
간만에 손님이 없는 날이었다.그리하여 자신의 집무실 책상에서 잠시 눈을 붙였는데.
분명 그리하였는데.
어째서 손님이 있는 건지.
의아한 마음은 들었지만 눈을 뜨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이번이 몇 번째 손님이더라.
이제는 기억도 안 날 만큼 많은 존재들이 소원을 말했다.
그리고 소원을 이루었다.
그녀는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어떤 인간이 자신의 휴식을 방해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 말이다.
눈앞에는 화려한 외모의 남자가 서 있었다.
고급스럽게 윤기 나는 은발 머리에 눈동자는 루비를 박은 듯한 눈동자.
그리고 시체처럼 하얀 피부까지.
어디서도 보기 힘든 외모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익숙한 존재였다. 하지만 썩 달가운 존재는 아니기도 했다.
“켄드릭. 왜 왔어?”
“친구 집에 오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친구.
그녀에게는 굉장히 귀찮은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휴식을 방해하니 말이다.
그녀의 인상이 조금씩 구겨져 갔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빠르게 다른 말을 꺼낸다.
“네가 준 물약 효과가 좋아. 내가 이렇게 해 아래에서 돌아다닐 수 있고 말이야. 역시 천재 마녀 님이야.”
마녀.
주문이나 마술을 써서 사람 둘에게 불행이나 해악을 가져다준다고 불리는 존재.
그 존재가 그녀 오펠리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말처럼 불행과 해악만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준다.
사람들의 욕망이자, 소원을 말이다.
그것이 오펠리아라는 마녀였다.
“그러게. 너무 잘 만들어서 뱀파이어가 잘도 돌아다니네.”
뱀파이어.
인간에게 배척받는 존재이자 몬스터 취급을 받는 존재이다.
본디 생명체들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명체를 무서워하며 배척한다.
그것이 자신보다 강한 존재라면 더더욱이 말이다.
이 세계에는 그런 존재들이 여럿 존재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이지가 있는 존재들도 있었다.
뱀파이어가 그 존재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런 존재와 친구가 되기는 더더욱이 어려웠다.
마녀인 그녀를 제외하고 말이다.
“오펠리아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니 당연히 효과가 좋을 수밖에요.”
그때 한 남자가 어디선가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났다.
검은 머리카락에 밝은 금안의 모습의 남성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날카로운 인상 때문인지 켄드릭을 바라보는 현재 심기가 불편한 표정이었다.
“루이, 뭐하다가 이제 오니.”
“잠시 신문을 받으러 다녀왔어요.”
그가 그녀의 말에 방금 전과는 다른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켄드릭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켄드릭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루이는 그녀에게 신문을 건넸다.
“오늘의 신문이에요.”
“그래, 고생 많았어.”
자신에게 칭찬을 바라는 듯이 빤히 바라보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가 건네준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또 이 인간이네.”
신문에 일 면에 실린 사진을 가리키며 그 역시 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내가 이 인간 때문에 무서워서 밖을 못 나가!”
“넌 이 인간 아니더라도 잘 나가.”
그녀의 말 한 마디에 무안해진 그는 소심하게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오늘의 신문 그 일면을 장식한 것은 화려한 외모의 남자였다.
찬란한 금발에 진한 벽안과 신문에 실린 모습에도 잘 보일 정도로 다부진 몸의 소유자.
아드리안 러셀.
현재 제국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알제스 제국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
전쟁 영웅.
신의 사랑을 받는 존재.
그로 인하여 최근 모든 신문의 일면을 장식하였다.
심한 신문은 모든 내용이 그에 관한 내용이기까지.
타이틀 한 번 화려하네.
누가 봐도 신의 사랑을 많이 받는 남자.
그녀의 짧은 감상평이었다.
사람들의 사회에는 관심이 많지만 사람 자체에는 관심이 없기에 대단한 반응은 아니었다.
엮일 일 없는 인간.
엮이기 싫은 인간.
그것이 그녀가 그에 대해서 생각한 오랜 다짐이자, 하나뿐인 감정이었다.
“근데 항상 느끼는 건데, 이 아드리안 러셀. 그 남자 많이 닮았네.”
“누구. 아니. 말하지 마. 듣고 싶은 얘기는 아닐 것 같아.”
불길한 기분.
본능적인 직감이라고나 할까.
“아, 그 있잖ㅇ…. 읍. 으읍! 읍읍!”
켄드릭이 뒷말을 이으려고 하는 순간 그의 입이 막혔다.
그녀로 인하여 말이다.
지금까지 줄곧 무표정하던 그녀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쟨 어떻게 입을 막아도 시끄러워? 조용히 해.”
“읍. 으으읍. 으으.”
“너 여기서 나가면 풀어줄게. 그전에는 안돼.”
그녀의 단호한 말에 켄드릭이 더더욱 몸부림쳤다.
하아. 시끄러운 자식.
진짜 죽이고 싶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이마를 짚어본다.
“으으읍!. 읍읍! 으읍으. 읍읍읍. 으읍! 으읍읍!”
뚝.
어디선가 불길한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2025.10.13 23:58
2025.10.1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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