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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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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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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선배가 나를 강아지 수인으로 의심한다.

공모전 참여작#BL#캠퍼스#오해물#다정공#미남공#집착공#츤데레공#다정수#단정수#무심수#미남수#짝사랑수

(1)

 

“야, 솔직히 말해.”

시끌벅적한 술집 안으로 낮게 깔린 세준의 목소리가 울렸다. 여기저기 벌어진 술판 사이로, 오롯이 그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려왔다.

지한은 홀린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동그란 눈동자 위로 조금 흐트러진 세준의 얼굴이 비쳤다.

“너…….”

푸, 하고 숨을 고른 세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 강아지 맞지?”

세준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지한을 바라봤다. 동시에 세준이 손이 높이 올라갔다.

작은 지한의 얼굴을 다 가릴 듯 크고 넓은 손은 뼈마디가 튀어나와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테이블 너머로 그들을 훔쳐보던 사람들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이내, 지한의 뺨에 세준의 손바닥이 닿았다.

눈을 꼭 감은 구경꾼들이 살며시 눈을 뜨자, 그들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풍경이 펼쳐졌다.

지한의 볼에 가볍게 안착한 세준의 손이 부드럽게 그를 쓰다듬고 있었다.

조심스레 양 볼을 문지르던 손짓은 점점 거세져 지한의 볼이 슬라임이라도 되는 양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하아-.

지안은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가 편히 자신의 볼을 주무를 수 있도록 고개를 세심하게 조절했다.

각도를 맞춰주니, 탄력을 받은 세준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따끔하다 못해 화끈해진 두 볼에 지한이 세준의 왼쪽 팔을 툭툭 건드렸다.

“형, 아파요.”

내용과는 달리 무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을 반쯤 감은 채 일류 주방장이 되어 지한의 볼을 반죽하던 세준이 게슴츠레 눈을 떴다.

세준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지한을 향해 눈을 흘겼다.

“수인 금지라니까. 꾸역꾸역 기어들어 와서는…….”

말을 흐린 세준은 지한의 볼을 양쪽으로 크게 늘렸다. 잔뜩 구겨진 지한의 얼굴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제 말만 이어 나갔다.

“너도 나 물려고 들어 왔지. 이도 콩알만 한 게 어딜 물겠다고…….”

쿵-.

잔뜩 성을 내던 세준이 순식간에 앞으로 쓰러졌다. 익숙하게 그의 머리를 받쳐 들은 지한은 지친 표정으로 잠시 허공을 바라봤다.

자꾸만 테이블에 머리를 박으려는 애써 일으켜 세웠으나, 그는 금세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꾸벅, 꾸벅. 인사성이 밝아진 세준을 잠시 방치하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지한의 어깨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래, 차라리 이게 낫다…….

지한은 잠잠해진 세준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봤다. 정갈한 앞머리. 높은 콧대와 쭉 뻗은 콧날. 빽빽한 속눈썹에 얇은 입술까지.

눈을 감고 있는 와중에도 완벽하기만 한 얼굴이었다. 지한은 순해진 세준의 얼굴을 멍하니 관찰했다.

“너…. 괜찮냐?”

동시에 테이블 반대편에서 측은한 시선이 느껴졌다.

“쟤가 원래 저렇게 술주정이 심하진 않은데, 미안하다 진짜.”

세준의 동기이자, 동아리 회장인 승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사과를 건넸다. 그는 기가 막힌다는 듯 세준을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개진상이 따로 없었다.

그에 비해 그의 주정을 받아주는 지한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했다. 그의 뒤치다꺼리하는 게 익숙하다 못해 일상처럼 느껴졌다.

“괜찮아요. 제가 좀 강아지같이 생겨서……. 수인이라고 오해하고 계신 거 같아요.”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

“계속 말하는데, 계속 안 믿으시더라고요.”

저 또라이 새끼…….

작게 세준을 향한 감상을 읊조린 승현이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지한은 그 반응조차 익숙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이내 두 소주잔이 맞닿으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 * *

 

‘너 개 같다.’

지한이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을 꼽자면, 그건 바로 개 같다는 말이었다.

말 그대로 견(犬)이라는 뜻이다.

축 처진 눈꼬리와 순한 눈동자, 단정하고 동글동글한 인상. 독보적인 강아지상의 얼굴을 가진 지한은 집안까지 완벽히 개 같았다.

그냥 아무개가 아니었다.

지한의 집안은 대한민국에 몇 없는 순혈 개 집안으로, 개 중에서도 가장 지능이 뛰어나다는 보더 콜리 집안이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순혈 보더 콜리 집안의 장남, 그게 지한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집안의 대를 이을 장남이, 멀쩡한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거다.

엄마도, 아빠도, 동생들도, 친가도, 외가도 전부 개였다. 살아 있는 친척들은 물론이고 선조 중에도 수인이 아닌 사람은 없었다.

수인 집안의 유일한 인간으로 태어난 지한은, 운명의 장난인지 가장 강아지를 닮은 얼굴을 가지고 태어났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동그란 강아지.

지한의 생김새를 처음 본 사람들 모두 입을 모아 그렇게 말했다.

강아지 수인인 집안 사람 중 독보적인 강아지상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강아지 수인이냐는 질문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갓 태어났을 때 모두가 지한의 얼굴에 홀려 그가 인간임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심지어 지한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더 콜리가 아닌, 시고르자브종.

그러니까 시골 똥 강아지상에 가까웠다.

그 덕에 강아지 집안 사람 모두에게 ‘우리 똥강아지.’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강아지는 본인들인데도…….

처음 자신만 강아지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 소외감을 느끼던 지한의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강아지 집안의 유일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생각보다 좋은 점이 많았다.

수인 집안 간의 기싸움이나 사교 행위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도 됐고, 한 달에 한 번씩 나타나는 발정기 역시 겪지 않아도 됐다.

수인이 아닌 온전한 인간을 키우는 게 처음이다 보니 집안 어른들의 관심과 편의도 많이 받았다.

늦둥이 동생들이 형은 왜 강아지가 아니냐며 자꾸만 팔다리를 물어대는 게 사람으로 태어나 가장 힘들었던 점이니 말 다했다.

지한은 유독 강아지 같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봤다.

동시에 잠깐의 사색조차 용납하지 않는다는 듯 띠링- 하고 알람이 울렸다.

지한은 천천히 폰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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