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사교계. 그것은, 말로 씹고 뜯고 물고 싸우는...우아하고도 무서운 세계. 그런 사교계에 한 여자가 나타나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춤으로 승부해요. 때로는 말보다 행동으로 설명하는 게 빠를 때가 있으니까요!" '여린 꽃은 아름답게 핀다' 소설 속에 엑스트라, 디에스 오르나트. 존재감 없는 인물에게 춤신춤왕의 영혼이 빙의되었다. 180도 바뀐 디에스의 목표는 사교계 정점! "영애들의 싸움은 제법 격렬하나, 조용하게 비수로 찌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죠?" 보여주시죠! 영애들의 강렬한 영혼을! 디에스의 사교계 꽃을 향한 여정, 지금 시작합니다! *해당 소설의 표지는 ai를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이 부채로 입을 가리고 저마다 모여있다.
부채로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키며, 각자의 입에서 서슬 퍼런 비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의 먹잇감은 사교계에 갓 입문한, 순진한 영애였다.
“어머, 레이디 르엔. 그 드레스 어디서 맞춘 건가요?”
“이거 말인가요? 아버지께서 제 생일 선물이라고 의상실에서 한 벌 사주셨어요!”
레이디 르엔이라고 불린 밀색 머리의 영애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볼을 붉혔다. 데뷔탕트를 치른 지 얼마 안 된 어린 영애였다. 그래서 그런지 귀족 영애의 기본인 부채도 없는 상태로 무도회장에 입장했다.
이런 어리숙한 영애는 사교계에서 사냥당하기 쉬운 존재였다.
‘레이디 르엔, 사교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드리지요.’
르엔에게 질문한 붉은 머리 여인, 카타리나는 부채를 내리고는 살짝 미소 지었다.
“레이디 르엔의 노란색 머리와도 잘 어울리네요. 마치…시골의 밀밭이 떠오른달까요?”
카타리나의 말에 르엔을 제외한 영애들이 고개를 돌렸다. 뜻을 모르는 르엔은 칭찬인 줄 알고 방긋 웃으며 카타리나의 손을 잡았다.
“정말요? 감사해요!”
“어머나…레이디 르엔은 정말로 순진하군요!”
카타리나는 싱긋 웃으며 르엔의 손을 빼냈다. 그러고는 르엔 몰래 손을 털었다. 르엔의 손에서 땀이 났었는지 카타리나의 레이스 장갑이 살짝 축축했다.
방금 카타리나가 한 말은 ‘드레스가 시골에 사는 평민들이 입을 법한 촌스러운 옷이다.’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다른 여인들이 고개를 돌린 것은 르엔의 순진함에 웃음이 터져 나왔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 웃은 것이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입은 드레스가 촌스럽다는 의미라는 걸 깨닫고 침대에서 펑펑 울겠지!’
카타리나가 르엔을 속으로 비웃으며 자신의 승리에 의기양양해 있을 때였다..
또각또각-
웃고 떠드는 귀족들 사이로 굽이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맞춰서, 한 여인이 무도회장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저, 저 레이디는!”
“레이디 디에스 아닌가요? 세상에, 저렇게 새빨간 드레스는 처음 봐요!”
“듣자 하니, 마담 페탈이 주문 제작한 드레스라고 했어요. 어머나, 저 루비 목걸이를 봐요! 최고급이에요!”
칠흑을 그대로 담은 듯한 머리카락, 자신만만함이 가득한 노란색 눈동자. 붉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풍성한 드레스. 그리고 그녀의 목에는 새의 눈동자보다 큰 루비가 있는 목걸이가 화려함을 더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빨간 장미가 어울리는 인상의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위풍당당하게 나타났다.
그녀의 이름은 디에스 오르나트.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없던 여인이었으나, 어느 날을 기점으로 사교계의 정점으로 우뚝 섰다.
그런 그녀의 등장에 귀족 영애들은 디에스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아직 디에스를 잘 몰랐던 르엔만이 넋을 놓고 디에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내가 여태 봤던 영애들과 차원이 달라…. 레이디 카타리나보다 더 아름다워….’
그 순간, 르엔은 디에스와 눈이 마주쳤다. 황금을 녹여 만든 것 같은 눈동자를 보자, 르엔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최상위 포식자를 마주한 공포인지 차원이 다른 아름다운 것을 봐서 그런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세상에, 정말 장미와 같이 아름다워요….”
르엔이 감탄을 하는 사이, 카타리나가 르엔에게서 한발짝 멀어졌다.
디에스가 점점 그녀들에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카타리나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이제 디에스는 그녀들의 틈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이네요.”
“하, 하하. 그렇네요, 레이디 디에스….”
카타리나는 인사를 받으며 손을 달달 떨었다.
그러자 르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세상에, 레이디 카타리나! 괜찮아요? 손이 엄청나게 떨리고 있는데요?”
“네, 네에…. 아까 먹은 과자가 속에 얹혔나 봐요. 호호.”
카타리나는 재빨리 다른 영애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다른 영애들 두 명이 카타리나의 양옆에 서서 그녀를 부축했다.
“죄송해요, 레이디 디에스. 제가 갑자기 상태가 좋지 않아서…게스트 룸에서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어머, 그렇군요. 괜히 제가 나타나서 레이디 카타리나의 상태가 안 좋아진 게 아닐지 걱정이 되었는데, 그냥 아픈 거였군요.”
그러자 카타리나의 얼굴에 식은땀이 떨어졌다.
사실은 디에스가 나타나서, 황급히 게스트 룸으로 대피하려는 목적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전혀 아니랍니다. 제가 무슨 이유로 레이디 디에스를 피하겠어요. 호호!”
“그렇지요? 다음에는 부디 같이 춤을 출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런 카타리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디에스는 평온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카타리나 양옆에 있던 여인들이 말했다.
“실례지만, 레이디 디에스. 이제 서둘러 레이디 카타리나를 게스트 룸에 데려다주고 싶어요.”
“맞아요. 레이디 카타리나의 얼굴을 보세요. 하얗게 질려서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어요!”
“세상에, 그렇군요. 얼른 가서 푹 쉬세요.”
그렇게 카타리나는 두 영애와 함께 게스트룸으로 사라졌다.
그런 사이에, 카타리나와 같이 있던 다른 영애들도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남은 것은 아까 여인들이 괴롭히던 르엔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레이디 디에스! 전 르엔이라고 해요.”
“어머, 반가워요. 레이디 르엔. 무도회는 잘 즐기고 있나요?”
“네! 방금 레이디 카타리나가 제 드레스를 칭찬해 줬어요!”
르엔은 그렇게 말하면서 힐끔 디에스를 바라봤다. 멀리서 바라봤을 때도 느꼈지만, 디에스는 정말 장미가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 내 옆에 있다니! 너무 떨려….’
“그렇군요. 그저 칭찬이었다면 좋겠네요.”
“네?”
“후후, 아니에요.”
디에스는 환히 웃더니, 르엔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 모습을 훔쳐보던 몇몇 귀족들은 조심스럽게 무도회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앞으로 자신에게 닥쳐올 상황을 몰랐던 르엔은 화르르 볼이 붉어졌다.
“레이디 르엔, 혹시 춤은 출 줄 아나요?”
“춤이요?”
2025.09.27 05:44

제 여주랑 배틀하시죠.
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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