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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사이비 교주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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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환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조회수 137좋아요 1댓글 0

이세계로 전송된 지 20년. 신에게 배신당했다. 그리고 한번에 기회가 더 생겼다. 집 좀 가자

공모전 참여작#판타지#회귀#복수#빌런캐

이세계로 전송된 지 20년.

드디어 마왕 코 앞이다.


많은 일이 있었다.

그것도 존나 많은 일이.


처음 이세계로 오기 전까지 나는 투자로 어린 나이에 상당히 성공한 인물이었다.


아쉬울 게 없는 인생이었으며, 오히려 남들보다 잘난 인생이었고, 이세계로 갈 찐따같은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나마 이세계와의 접점은 하나뿐.

판타지 게임을 좋아했다는 것.


중학교 1학년, 처음으로 PC게임을 접했을 때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를 내다본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경제적 자유를 갈망했던 이유 또한 게임을 조금 더 오래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세계에 가고 싶었던 건 아니다.

생각해봐라.

추리소설을 좋아한다고 사건에 휘말리고 싶나.


하지만 신, 이 좆같은 새끼는 그런 생각은 안 했는지, 내 의사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나는 판타지 세계로 전송됐다.


그렇게 용사라는 이름으로 신성제국, 이놈들이 나를 개새끼로 부려 먹었다.

정말 날 노예처럼 부려 먹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 상관없다.

그들에게 도망쳐 혼자 여기까지 왔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분명 마왕만 잡으면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고 했지….”


바로 지구로 향하는 편도 티켓이 이 대문 너머에 있기에 거침없이 문고리를 잡았다.

끼이익-


혹시 마왕이 만든 함정이 아닐까 조심히 알현실의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 마왕 씨.”


짙은 붉은색으로 가득한 알현실 중앙.

옥좌 위, 마왕의 실루엣이 보인다….

“….용사 주제에 혼자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지?”


마왕, 리브라스터.


내 지구 편도 티켓.


얼마나 기다려왔나, 이 순간을.


마왕이 한 말은 사뿐히 씹어주며, 사람만 한 대검을 들고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흠…. 짐이랑 말을 섞을 생각이 없는 건가?”


“닥치고. 이제 그만 싸우자. 편도 티켓.”


마왕 저 새끼가 뭔 개수작을 부릴지 모르기에 대화는 사치다.


***


단 5합과 함께 무력화 되는 마왕.


기연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이세계에서 구른 지, 자그마치 20년이다. 

20년.


그동안 셀 수 없이 죽을 뻔했고, 또 셀 수 없이 많은 적을 죽였다.


잔재주 따위는 필요 없었고, 오직 힘 대 힘으로 싸웠다.


“윽…. 신이 날 저버렸나. 대단하군, 용사여…….”


신이 님 죽이라고 해서 제가 왔는데요.


이후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 마왕은 저 말을 뒤로하고 조용해졌다.


“저기요? 2페이즈 없어요?”


뭔 마왕이 이렇게 쉽게 죽지?


분명 마왕의 악명으로는 산도 가뿐히 무너뜨리며, 온갖 괴이한 주문을 쓴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쉽게 끝난다고?


“뭐야, 왜 이리 약해.”


괜히 준비를 철저히 했나 싶었다.

이렇게 쉬운 걸 알았으면 이상한 주술사에게 부활 마법을 부여받느라 몸이 부서지는 고통과 막대한 돈을 낼 필요가 없었는데.


“하….”


당장이라도 가서 환불받고 싶지만 참았다.

아무튼,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드디어 지구로 갈 수 있다.


“신님?…….마왕 잡았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방금 전투로 지붕이 날아간 마왕의 알현실은 하늘이 훤히 보였다.


번-쩍!


하늘에서 금빛 마법 진과 함께 흰 키톤을 입은 여신이 내려왔다.

누가 봐도 반할 거 같은 외모. 그야말로 신과 같은 외모였지만.


너였구나. 복무기간 20년짜리 판타지로 보낸 새끼가.


당장이라도 저 하얀 키톤을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싶다. 

하지만 참자.


저년이 없으면 집에 못 간다….


지구로 갈 수만 있으면 100번도 더 참을 수 있다.


“용사, 박재현 님. 

그동안, 이 험난한 판타지 세계에서 고생하셨습니다.

모험은 즐거우셨나요?”


“네! 그러니, 이제 집으로 보내주세요!”


즐거웠겠냐고. 씨발.


 하루가 멀다고 내 뱃속에 자리 잡은 장기들의 색을 궁금해하는 암살자와 강도들.

매일 밤을, 심지어 똥을 쌀 때도 습격해왔다.

또 신성제국은 날 얼마나 찾는지, 어디를 가든 내 현상수배서가 돌아다녔다.


심지어 현상금은 내 전 재산보다 더 높은 액수로.


용사로 이세계에 왔는데, 나의 인권 따위는 없었다.

뭐 누군가는 마왕과 대적하는 힘으로 왜 도망 다니냐 하겠지만, 신성제국의 고위직과 기사단 한 명, 한 명이 마왕보다 수십 배는 강하다.


도대체 그 자식들은 왜 마왕을 직접 안 잡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른다….

그저 마왕을 잡으면 집으로 갈 수 있다는 말만 굳게 믿을 뿐.


“이곳의 여정이 즐거웠다면 이곳에 계속 머무셔도 됩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용사로서요.”


“괜찮으니까! 어서 지구로 보내줘요!”


이 미친년이 돌았나? 사랑이 아니라, 혐오만 가득히 받았는데요?

애당초 나는 하루빨리 집에 가고 싶단 말이다.

심지어 지구에 가면 할 일이라는 이름의 버킷리스트도 있다고.


“……. 알겠습니다. 용사 박재현 님.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줘요.”


드디어 진짜 집에 간다! 이 거지 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떠나 집에 간다!

집에 가서 버킷리스트 중 뭐부터 채워야 하지?

근데 판타지에서 20년이나 지났는데, 지구 시간은 멀쩡한가? 


푹-


어?

배가 차갑다.


시선을 아래로 돌리니, 저 망할 여신이 소환한 창이 내 배를 관통하고 있었다.


“….쯧, 곱게 여기 산다고 하면 될 걸.”


“이 개새-”


내 통한이 담긴 말이 끝나기 전에 창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내 머리와 몸을 분리했다.


“천박한 새끼, 이번 용사도 틀렸네.”


토사구팽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는다고? 그 고생을 했는데?

어이가 없다.

부활 마법도 소용이 없는지, 내 목과 머리가 다시 붙을 생각 따위도 하지 않는다.


곧이어 시선이 어두워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야가 밝아지며, 새하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곳 중심에는 새하얀 공간과 대비되는 핏빛의 로브를 걸친 거대한 사내가 있었다.


『■■■가 가까이 오라고 손짓합니다.』


불쾌한 음성, 마치 생명체가 아닌 듯한 기괴함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누…누구세요? 여긴 어디죠?”


『■■■가 당신의 등을 가리킵니다.』


분명, 등은 주술사가 해줬던 부활 마법이….


『■■■가 부활 마법이 아닌 영혼 이동술이라 답합니다.』


뭐야, 나 사기당한 거였냐?

당장이라도 대가리를 날려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참 아쉽다.


『■■■가 자신과 계약을 원합니다.』…


음성이 끝나기도 전에 내 눈앞에 반투명한 홀로그램 화면이 나타났다.

계약서였다.


“잠깐만요. 당신이 누군데 계약해야 하는 거죠?”


웹소설에서나 나오는 상태 창 같은 것이 다크판타지 세계에서 튀어나와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20년 짬밥의 베테랑 용사다.


나는 이내 침착함을 유지하고 사내에게 물었다.


“방금까지도 약속을 어긴 신을 만나고 왔는데. 제가 계약 같은 걸 할 거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말을 놓고, 따지고 싶지만 거대한 존재의 위압감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가 그건 계약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그럼 당신은 누구길래 계약하자고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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