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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재
불의의 사고로 전생을 기억한 채 다른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 김한솔. 이곳은 마법과 드래곤, 정령이 공존하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었다. '꼭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거야!’ 그러나 새로운 가족들의 진심 어린 사랑 덕에 ‘피네아 마카이라’ 후작 영애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피네아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다정한 약혼자와 함께 유쾌발랄한 일상을 살아가는데……. *** "천상의 위대한 신의 계시가 내려왔다." 피네아와 친구들에게 다가오는 점점 다가오는 거대한 운명. "전쟁이 다시 일어날 거야." "불길한 움직임이 보인다." "고대의 사악한 것이 다시 나타나니." "이를 다시 봉인해야 해." "너희 선조들이 그러하였듯." 정령왕들은 피네아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너와 친구들이 바로 세상을 구할 “두 번째 영웅들”이 될 거라고.
1부 1화
분명 한솔은, 대학교 신입생 설명회에 참석하러 가던 길이었다.
꽃샘추위를 코앞에 둔 2월의 겨울은 의외로 따뜻했다.
“으으, 추워…….”
하지만 한솔은 추위를 많이 타서, 얇은 옷 여러 겹을 걸치고 그 위에 패딩까지 껴입었다. 목도리도 빙빙 둘렀다.
“다녀올게.”
현관에서 신발을 고쳐 신던 한솔이 방문 너머를 향해 소리쳤다.
“김한솔, 너 오늘 몇 시에 와?”
나가려는 찰나, 작은 방에서 꼬물꼬물 까치집 머리가 툭 튀어나왔다. 한솔의 오빠였다.
대학생인 오빠는 내일모레 입대라고, 밤새 여흥을 즐기고 오셔서 이제야 일어났다.
한솔은 그런 오빠를 아니꼬운 눈으로 보았다.
“……친구랑 놀고 올 거라서 늦을 건데?”
“그럼 올 때 메로나.”
“아, 미친! 겨울에 무슨 메로나야!”
“나 입대하잖아.”
저걸 진짜, 한솔은 주먹 쥐고 때리는 시늉을 몇 번 했다.
“대신 돈 줘! 하여튼 진짜 마지막까지 부려 먹으려고.”
“사 오면 줄게. 그리고 편의점 도시락도.”
“집에 밥 있잖아. 나 올 때까지 밥 안 먹을 거야?”
“차려 먹기 귀찮아. 굶지, 뭐.”
“도시락 기다리는 게 더 귀찮겠다!”
언제 올 줄 알고 저러는 거니, 한솔은 오빠가 더 부탁하기 전에 서둘러 집을 나왔다.
하여튼 저놈의 인간은 대학교 가서 술 밖에 안 배웠지, 군대 가서 담배까지 배우고 오면 아주 개라고 욕을 할 작정이었다.
‘으음, 아슬아슬하게 타려나.’
한솔은 걸음을 바삐 움직여 지하철로 향했다. 출근 시간을 벗어난 지하철 내부는 한산했다.
‘기분 묘하네.’
늘 북적북적한 지하철만 탄 탓일까, 조용한 지하철 안이 낯설고 신기했다.
하지만 그 평온도 잠시였다.
“……응?”
출구 계단에서 웅성웅성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한솔은 고개를 쭉 내밀며 무슨 일인지 살폈다.
어떤 아주머니가 공익근무요원과 나이 지긋한 안내원과 다투고 있었다.
“아니, 잠깐 두 정거장 타겠다는데 왜 난리야!”
“그러니까 불법이라고요. 표를 사고 지하철을 타야지요.”
“그럼 이 할아버지는 왜 그냥 내려왔는데?”
“할아버지는 지하철 안내원으로 자원 봉사하시는 분이시잖아요. 지하철을 타시는 게 아니라고요.”
말하는 상황을 보아하니, 공짜로 지하철을 타려다 걸린 아줌마가 괜한 시비를 거는 것 같았다.
‘으아아…….’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 많다지만, 한솔은 그 말이 자신이 사는 이 동네에도 적용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저러고 싶을까, 진짜…….’
아줌마는 자기가 지금 돈이 없으니 두 정거장만 잠깐 타자고 말하고, 공익요원과 안내 할아버지는 강경하게 아니 된다고 거절했다.
누가 봐도 공익요원과 안내 할아버지가 옳은데, 아줌마가 소리만 버럭버럭 지르니 도무지 대화가 성립되지 않았다.
한솔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눈살은 당연히 찌푸려졌고, 심지어 건너편 차선에서도 좋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다. 보는 사람이 창피할 지경이다.
하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얽히면 좋을 거 없어.’
한솔도 지켜보며 욕만 했지, 굳이 끼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소란을 듣기 싫어 이어폰 소리를 크게 키웠다. 어차피 지하철 타고 가면 남의 일이었다.
[열차가 곧 들어오고 있습니다.]
때마침 지하철이 도착했다. 한솔은 가방을 챙기고 노란 선 앞에 섰다.
‘하여튼 아침부터 별꼴을 다 보네.’
약간의 소란이 끼어들었지만, 여전히 평소와 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바로 이 순간까지.
“……으악!”
한솔이 지하철을 타려는 때에, 누군가가 한솔의 목덜미를 잡아끌었다.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 그 아줌마가 씩씩거리며 노려보고 있었다.
“학생, 학생도 내가 이상해? 어?”
“네? 아니, 왜 이러세요! 좀 놔요!"
“지하철 잠깐 타려고 돈 좀 안 내서, 50배 물라는 데……!”
아줌마의 눈은 반쯤 돌아버린 것처럼 초점이 없었다. 하지만 꼭 한솔을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는 데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미쳤어요? 이거 놓으세요!”
참다못한 한솔이 손을 뿌리쳤지만, 손아귀 힘이 얼마나 센지 쉽지 않았다. 뒤따라온 공익요원과 안내 할아버지가 아줌마를 붙잡아 겨우 뿌리쳤지만, 아줌마는 한솔에게 계속 매달렸다.
“저기에요, 저기!”
보다 못한 시민 중 한 명이 역내 직원을 불렀다. 덩치 좋은 직원들이 계단에서 내려왔다.
그러는 동안 지하철은 매정하게 떠나버렸다.
“…미, 미쳤어요, 진짜?”
머리끝까지 화가 난 한솔이 아줌마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돈 안 내고 타니까 벌금 물라는 거지! 별 미친 여자 다 봐!”
“미쳐? 미쳐? 내가 네 엄마뻘이야!”
“우리 엄마는 이렇게 막 나가지 않거든요? 그리고 애먼 나한테 왜 지랄…….”
성질이 제대로 뻗친 한솔이 아줌마에게 한 걸음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어디서 우리 엄마랑 당신을 똑같이 취급하느냐고 소리 지르려던 찰라, 한솔의 시야가 위로 솟구쳤다. 그리고 뒤통수 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쿵, 하고 크게.
2025.10.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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