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처럼 자고 일어난 내가 눈을 뜬 곳은, 칙칙한 바닥이었다. 온 몸은 아파죽겠고, 겨우 몸을 일으키니 웬 남자가 버럭 지르는 소리. "그 놈의 복수에 눈이 멀어선, 완전히 돌아버렸군?" ...예? 저 백수인데요?
이제야 내 인생은 꽃 폈다.
흔히들 말하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그 지긋지긋한 학벌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냐고. 그래, 그런 말이 있다는 뜻은 아직까지도 학벌은 꽤 많은 것을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12년 간의 노력 끝에 명문대에 붙었다. 20살이 되었고, 곧 있으면 명문대에 들어가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면 된다.
추운 2월, 나는 그렇게 내 인생을 정리하며 늘 그렇듯 아주 느긋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
'...아오, 씨.'
망할 침대를 바꿔야하는 것이 분명했다. 몸 구석구석이 아팠고,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아니, 요즘은 탱자 탱자 놀고 먹었는데 도대체 몸살이 어떻게 걸려먹은 것인가?
나는 어거지로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깨달았다.
"...집이 아니야?"
보인 곳은 불이 다 꺼진 무너진 신전 같은 곳이었다. 이국적이지만 폐허가 된 모습. 무엇보다, 내 옷차림도 그에 맞춰 마치 기사와도 같은 옷차림이었다.
'꿈도 참 요란하게 꾸는군.'
간만에 자각몽인가보다. 나는 이 비현실적인 일을 간단히 요약하고 일어섰다. 그러자,
"그 망할 복수에 눈이 멀어 결국 돌아버렸군."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
'뭔, 뭔 개소리야.'
자기 몸만한 대검에, 아래로 내려묶은 긴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나에게 성큼 다가오는 남정네는 나에게는 꽤 위협적이었다.
"네 형에 대한 이야기는 알겠다. 그러나, 뭘 위해 이러는 것이지?"
'난 외동인데...?'
"네 기사에 대한 그 신념도 모두 내다던져버리고 이루려는 복수가 대체 뭐란 말이냐!"
'나 백수인데...?'
2025.11.13 00:32
2025.11.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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