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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복수를 맡겼더니, 그녀의 인생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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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슥타드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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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친구 정다인의 배신으로 피아니스트의 꿈과 명예를 모두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조혜림.그녀는 '해화'라는 미스터리한 대리 복수 업체에 정다인의 불행을 의뢰한다. 순수하게 믿은 정다인에게 배신당한 조혜림과 그 업보를 뒤늦게 받는 정다인. 대리 수행 업체 '해화'는 과연 정다인을 어디까지 내몰 수 있을까.

공모전 참여작#추리/미스터리#스릴러#아카데미/학원#복수#피폐물#라이벌/앙숙#천재#계략캐#학생#예술가#상처녀#순진녀




불이 꺼져 있는 방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모니터의 화면에는 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대리 수행 업체 웹사이트의 문구였다. 그 문구를 보고 있던 빼빼 마른 여자는 손톱을 신경질적으로 물어뜯고 있었다.


"....넌, 절대 안 돼."


여자는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메일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와 함께 곧바로 오는 답신 메일.



[haeghk36@naber.com


조혜림 고객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여러분의 의뢰한 모든 일을 대신 수행해 드리는 해화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고객님께서 정다인의 불행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 세 가지 주의 사항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의 사항들을 읽지 못해 발생한 불이익은 저희의 책임이 아니니 꼼꼼하게 봐주세요!


1. 이 일은 접수 완료가 되자마자 의뢰건에 대한 준비와 실행에 들어갔으므로, 의뢰 중 취소를 그 어떤 때라도 할 수 없음을 감내하셔야 합니다. 섣부른 접수로 인해 발생한 불이익은 온전히 고객님의 책임입니다.


2. 고객님만이 이 일에 대해 알고 계셔야 합니다. 만약, 제삼자가 알고 있게 된다면 고객님의 신변은 보장해드릴 수 없습니다.


3. 정다인 님과의 관계 정리는 확실히 해주셔야 합니다.


이 문구들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진행하게 하고 싶으시다거나 그만두고 싶으시다면 haegh36@naber.com으로 답변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이미 모든 게 준비된 사람처럼 재빠르게 새로운 메일을 보냈다.


타닥


[haeghk36@naber.com


접수되셨습니다!

금일 2024년 11월 12일부터 정다인의 불행이 모두 실시되어 질때까지 이 의뢰는 진행됩니다!

이 의뢰를 수행하는 도중에 다른 의뢰를 신청하는 것은 안됩니다.]

 


대리 수행 업체 '해화'로부터 받은 메일에 조혜림은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 위로 슬며시 웃음이 떠올랐다.




그날 밤, 조혜림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노트북 화면은 꺼졌지만, 눈을 감으면 그 불빛의 잔상이 번졌다. 아직도 그녀의 머릿속엔 메일 속 내용이 떠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 거지?'


정다인에 대한 걱정보다도 그 과정이 궁금해진 그녀였다.


'어떻게라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그 뻔뻔한 낮짝을 치워버리고 싶어.'


그녀는 다시금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딱. 딱. 딱. 딱.


그녀의 눈동자에는 점점 초점이 사라져만 갔다. 하지만 어딘가 편해 보였다. 



띵~



잠귀가 밝은 그녀는 새소리 대신 음량이 70으로 설정된 모니터의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하아.."


오늘의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한숨과 함께 연 모니터에서는 화면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채팅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에게 사적인 연락이 끊긴 지는 꽤 되었다. 한 2년 정도. 당연히 스팸이겠지란 생각을 하며 메일을 지우려던 찰나, 그녀는 메일을 보낸 사람의 이름을 보았다.



[정다인]



"..어?"



그녀의 몸이 일시적으로 굳었다. 



'얘가 왜....'



어젯 밤, 그녀가 그렇게 저주했던 그 이름이지만 다시금 이렇게 마주하니 무서움에 지배당한 듯했다.

덜덜 떨리는 손을 이끌어 그 이름을 클릭했다.


 

[정다인

  

너 누구야? 누군데 나한테 그래. 너 이러고선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 너 내가 죽여버릴 꺼야. 아니야..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살려줘 바라는 게 뭐야? 바라는 거 다 줄게 그러니까 제발 나 좀 살려줘..살려달라고!!!]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된 눈이 퍼뜩 떠진 그녀였다. 그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내용에 침을 꼴깍 삼켰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움직여 "왜 그녀가 나에게 메일을 보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대리 수행 업체 [해화]에 메일을 보냈다.


떨리는 손가락의 끝은 자꾸만 오타를 만들어 내면서 그녀의 불안감은 점점 심해졌다. 땀이 등판 전부를 적시고 잔 머리카락은 땀으로 인해 피부에 눌어붙었다. 그녀의 손끝은 붉어진 지가 오래였고 마치 과호흡에 걸린 것처럼 숨을 고르게 쉬지를 못했다.



<< 메일이 전송 되었습니다! >>



화면을 채운 문구에 숨을 들이켠 그때, 그녀의 다리에는 힘이 풀렸다. 


"벌써…. 그 일이 있던 게 4년 전인데, 왜... 아직도..."


조혜림은 자신의 두 손을 꽉 잡으며 눈물을 한두 방울 흘렸다. 그 한두 방울은 점점 많아져 갔다.


무엇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힘든 걸까. '그 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4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4년 전, 조혜림인 그녀가 18살의 바쁘시기를 보낼 때였다. 그녀는 피아니스트였다. 자세히 말하자면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한 여성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손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었다. 그녀의 손이 다칠 위기에 빠지면 항상 그녀의 친구 정다인이 옆에서 나타나 도와주었다. 이 얼마나 착한 친구인지…. 주변에서 그 둘을 항상 좋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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