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한번 꽂히면
profile image
전망좋은방
80화무료 5화

자유 연재

조회수 316좋아요 0댓글 0

“온아 씨는 나를 안 믿습니까?” 갑작스러운 인사 발령과 함께 나타난 서준환. 온아는 회사 디자인 유출 시기와 맞물려 입사한 준환을, 준환은 라이벌 회사 대표와 연관이 있는 온아를 이중 스파이라고 여긴다. “제가 당신을 믿어야 할까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데?” “하나씩 알아 가죠. 먼저, 내가 유온아 씨 좋아한다는 것부터.”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꾸만 자신에게 다가오며 매혹적으로 구는 그를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속옷 매장을 둘러보며 열정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그녀의 어깨 위로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잘 안 보여서.” 그는 손을 뻗어 온아의 입술을 건드렸다. 그리곤 그린 듯 붉고 선명한 입술을 움직여 속삭였다. “제대로 본 지 오래됐잖아요. 키스한 지 꽤 됐으니까.” 새빨갛게 물든 온아는 준환이 지나가고 나서도 한참 숨을 참아야 했다.

#로맨스#현대#사내연애#상처녀#재벌남#소유욕/독점욕/질투#계약관계

#1








피아노 선율이 잔잔히 흐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케이크 위의 자그마한 초가 치지직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다. 앙증맞고 귀여운 작은 초를 불려고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던 온아의 큰 눈이 뭔가를 발견한 듯 커졌다.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여자는 온아의 대학 동기인 사란이었다.


허물없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매일 마주치는 얼굴을 무시할 정도로 경우 없진 않았다.


다만, 동료이자 남자 친구인 규진과 함께 있어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그러다 규진의 어깨너머로 사란과 시선이 딱 마주쳤다.


“……!”


온아가 막 알은 체를 하려다 미간을 찌푸렸다.


사란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날카로운 화살촉처럼 뾰족한 눈빛이 온아의 가슴에 콕 박힌 것처럼 섬찟한 기운이 번져 갔다.


쿵! 쿵! 쿵! 쿵!


철 지난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란의 모습이 점점 더 커졌다. 몸에 찰싹 달라붙은 블라우스와 풍만한 엉덩이를 감싼 미니스커트에 흘깃흘깃 뭇시선이 달려들었다.


규진의 등 바로 뒤까지 다가온 사란이 온아를 응시했다.


“여긴 웬일이야? 여기서 약속 있었어?”


온아가 눈을 위로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반가운 얼굴로 물었다. 온아의 시선을 쫓던 규진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네가 여기 웬일이야?”


규진이 당황한 듯 입을 열자 온아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


두 사람이 서로 말을 놓는 사이였던가?


온아의 눈치를 흘끗 살피며 규진이 덧붙였다.


“아. 사란 씨도 여기 약속 있어서 왔나 봐요? 하하하.”


겸연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거리는 규진을 향해 온아가 눈꼬리를 가늘게 접었다.


존댓말이 어색하게 느껴진 건 착각일까.


규진의 말은 들은 체도 않고 사란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온아야. 할 말 있어.”


“지금은 좀 곤란해. 보다시피 선약이 있어서.”


온아의 명료한 대답에 사란이 작게 코웃음을 쳤다.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이크에 잠시 닿았던 그녀의 시선이 다시 온아를 향했다.


“나 임신했어.”


“……?”


단순히 온아의 축하를 받겠다고 꺼낸 말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온아는 본능적으로 규진의 반응을 확인했다.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던 규진의 얼굴이 새파래지자 온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기우가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당황한 듯 입을 연 규진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사란이 그의 말을 싹둑 자르고 들어왔다.


“규진 씨 아이야.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못 믿겠니? 내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


사란이 한쪽 어깨에 걸치고 있던 핸드백에서 뭔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빨간색 줄 두 개가 선명한 임신 테스트기.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온아는 머릿속이 백지가 되었다. 둔탁한 흉기가 머리를 세게 친 것처럼 눈앞이 깜깜해졌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규진이 온아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지르자 사란이 어이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온아도 이젠 알아야 하잖아. 언제까지 비밀로 할 생각이었어?”


“기다리라고 했잖아. 곧 헤어진다고.”


“그러니까 그게 언젠데? 곧, 곧 한 게 벌써 일 년이야.”


두 사람이 실랑이를 시작했다.


“남자가 양다리 걸친 거야?”


“보면 모르겠어? 딱 봐도 각 나오잖아.”


“게다가 임신까지 했나 봐?”


“미쳤다. 미쳤어.”


조롱 섞인 웅성거림과 함께 무례한 시선이 세 사람에게 쏟아졌다.


온아의 얼굴이 모멸감에 빨갛게 달아오른 반면, 그녀의 눈동자는 더할 나위 없이 싸늘했다.


더는 견딜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막 일어서려는 찰나 앙칼진 여자 목소리가 식당 안에 울렸다.


“뭐 이렇게 무례한 새끼가 다 있어!”


화들짝 놀란 온아의 눈동자가 몇 개의 테이블 건너에 있는 남녀 한 쌍을 응시했다.


저쪽은 또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손님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한 쌍임에는 분명했다.


화가 난 듯 씩씩거리는 목소리의 주인공과 태연하게 스테이크를 자르고 있는 남자.


한눈에도 보기 드물게 잘생긴 남자의 얼굴에 흥미 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야! 네가 그렇게 잘났어?”


남자의 태연함에 분노한 듯 여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남자를 향해 과격하게 손을 휘두르려는 찰나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공제니 씨. 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사라져요. 식사 방해하지 말고.”

뷰컴즈 주식회사

대표 : 김학성 | 전화 : 1811-8389 | 이메일 : help@gling.co.kr

    고객센터이용 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유료 콘텐츠 제공 약관

사업자 등록번호 : 492-88-01088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2-서울영등포-1768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71, 13층 1301호

Copyright © viewcommz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