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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공주가 살아남는 법: 마녀의 딸은 왕좌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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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52화무료 52화

매주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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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음침한 것들은 목을 쳐야 해.” 마녀로 몰려 참수당한 어머니. 노예로 끌려가 짐승처럼 구르던 삶. 하지만 황실은 죽은 공주의 대역이 필요했고, 나를 ‘가짜 공주’로 쓰기 위해 다시 불러들였다. “착하게 굴면 살려주마. 인형처럼.” 그들은 몰랐다. 내가 진짜 잃어버린 핏줄이자, 그들의 목을 조를 유일한 적통이라는 것을. #출생의비밀 #능력여주 #쌍방구원 #사이다복수 #가짜공주가_진짜였다

#로맨스판타지#동양풍#남장여자#성장물#생존물#회귀#왕족/귀족#걸크러시#궁정로맨스#트라우마#빙의#피폐물#잔잔물#드라마#동료/케미

제1화


칼날이 내려오기 직전,

엄마는 단두대 위에서 마지막 힘을 짜내듯 려인을 찾았다.


붉은 얼굴, 흔들리는 숨.

그럼에도 그녀는 려인을 향해 또렷하게 눈을 맞췄다.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목. 걸. 이.’


려인의 손이 반사적으로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의 마지막 눈빛에는 절절한 온기가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병사의 손이 신호를 내렸다.


칼이 떨어졌다.


숨이 멎을 만큼 짧은 정적.

흰 섬광 뒤로 붉은 물줄기가 터졌다.


피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무거운 액체가 려인의 볼을 타고 흘러 눈을 덮었다.

눈 안으로 스며든 뜨거움에 시야가 붉게 흐려졌다.


발치에 뭔가 둥근 것이 굴러와 멈췄다.

려인은 차마 눈을 완전히 뜨지 못한 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버렸다’.


피비린내가 공기를 찢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무릎이 저릿하게 굳었다.


려인은 울지 않았다.

세상이 눈물로 바뀌지 않는다는 걸—

전생에서 이미 배웠다.


몸속에 서늘함이 천천히 기어올랐다.

숨 쉬는 법조차 잠시 잊었다.


울음이 터질 듯했지만, 운다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녀는 숨을 삼키듯 눌러 참았다.

얼어붙은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며 몸이 더 굳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자신을 구해주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다.


그 순간, 병사가 잘린 머리를 발로 굴렸다.

피범벅 얼굴을 돌멩이처럼 차내며 흘려보냈다.


려인은 그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지금은 약하지만,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이 얼굴을 되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조금씩 시야가 돌아왔다.

주변의 목소리가 귓가를 찢었다.


“쟤가 저 마녀 딸이라네.”

“크면 마녀 되겠지.”


풍 백작가 막내딸이던 전생에도, 수없이 보았던 시선이었다.

겁먹은 군중은 늘 혐오를 앞세웠다.


려인은 군중을 원망하지 않았다.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더 잔인해지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몸은 열여섯 살이지만, 마음은 이미 그 나이를 넘겼다.


그때, 귀를 때리는 또래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런 음침한 것들은 다 목을 쳐야 해.”


려인이 고개를 들자, 비단 치마를 입은 귀족 소녀가 눈을 번뜩이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건 왜 살려두는 거야?”


그 눈동자에는 혐오조차 없었다.

그저 재미.

무언가를 망가뜨릴지 말지 고르는 태도.


저 아이는 이유 없이 해치는 걸 주저하지 않을 부류였다.


려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태어날 때부터 나 같은 걸 밟고 사는 쪽이구나.’


군중의 혐오보다 더 위험한 건,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시선이었다.

가슴 한가운데가 서늘하게 식었다.


병사가 다가와 려인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어린 몸집의 보폭으로는 따라가지 못해 바닥에 질질 끌렸다.

모래와 먼지가 무릎을 스쳤다.


성문 앞.

병사는 려인을 바닥에 내던졌다.

코가 땅에 부딪히며 따끔한 통증이 올랐다.


병사가 무언가를 건네며 쪽문을 열었다.

엄마의 피가 굳어 눈가에 붙은 채, 려인은 겨우 눈을 뜨고 그 얼굴을 보았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어도—

이 남자의 얼굴은 반드시 기억해야 했다.


약자는 기억으로 반격한다.

전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익힌 유일한 기술이었다.


목걸이를 더 세게 움켜쥐었다.


“야! 그거 뭐냐?”


려인은 고개를 돌려 감추려 했지만, 뺨이 거칠게 후려쳐졌다.

몸이 바닥을 구르며 몇 미터나 밀렸다.

목걸이가 드러나자, 병사는 침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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