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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괴사(追怪使) : 요괴를 쫓는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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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작가
8화무료 8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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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차사. 즉, 저승사자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저승사자라 하는데, 우리 사이에선 차사란 단어를 사용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를 통틀어 김 씨라는 성을 붙여 김 차사라 부르곤 하는데, 우리도 김, 이, 박, 최 등 다양한 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 이름도 있다. 차사는 단지 직책일 뿐 이름이 아니다. 우리 차사들은 경력과 실적에 따라 부장이나 과장 같은 직급도 따로 있다. 우리 차사계도 보통의 회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차사라고 해서 별세계에 살고 그러진 않는다.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며 산다.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제부터 우리 차사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느 유럽식 성당 종탑 꼭대기, 한 사내가 조준경을 통해 주위를 둘러본 뒤, 결심한 듯 미리 설치해 둔 저격용 소총인 샤이엔 택티컬 M200에 들고 있던 조준경을 끼웠다.

 

저 멀리 보이는 군중들 사이로 기다리고 있던 표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사진 속 인물과 조준경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목표물의 얼굴을 다시 확인한 후, 방아쇠에 손을 가져다 댔다.

 

미사를 알리는 종이 울림과 동시에 발사된 총알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 정확히 표적의 이마 정중앙에 꽂혔다.

 

그 사내는 목표물을 제거한 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그곳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그는 TV를 켰다.

 

“없군.”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그는 만족한 듯 얼굴에 옅은 미소까지 지었다.

 

뉴스에서는 사내가 제거한 표적이 여전히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연설하고 있었다.

 

그 사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채널을 돌려 오늘 자기가 저격한 표적의 모습을 몇 번이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어떻게 된 것인가? 분명 총으로 표적을 제거했는데, 버젓이 살아서 뉴스에 나오고 있다니.

 

사실, 그가 오늘 제거한 건, 저 탐욕에 찌든 권력자가 아닌 그의 몸속에 숨어서 영혼을 갉아먹고 있던 돼지 요괴였다.

 

상부에서 온 「표적 제거 성공」이라는 메시지를 확인 후, 맥주를 가져와 창가에 걸터앉아 비 내리는 저녁 풍경을 감상했다.

 

‘그날도 비가 왔다는데….’

 

***

 

197X년 음력 오월 스무날 새벽,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억수 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울과 꽤 떨어진 지방의 한 소도시의 어느 가정집에서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새 생명이 탄생한 집은 여느 집처럼 평범했지만, 그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좀 특별했다.

 

위로 딸만 셋인 집은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아들임에도 기뻐할 수가 없었다.

 

“바깥양반, 좀 들어와 보시게.”

 

산파의 부름에 아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 남편은 아이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내 절망하기 시작했다.

 

“부정을 탄 모양이야. 부정을.”

 

끌끌 혀를 차던 산파는 수고비도 받지 않은 채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들이 본 아기의 모습은 한쪽으로 돌아가 꿈쩍도 하지 않는 비틀어진 목이 마치 땅꾼에게 잡혀 목이 꺾어진 뱀의 그것과 흡사했다.

 

날이 밝자마자 부부는 아기를 안고 그 산파의 집으로 찾아갔다.

 

“어르신, 아이가 왜 이런지 이유를 알려 주십시오.”

 

“이 늙은 돌팔이 무당이 뭘 알겠나. 그만 들 돌아가게.”

 

산파의 말에 부부는 애걸복걸하며 매달렸다.

 

동네의 어른으로서 그 집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늙은 산파는 도저히 그 부부를 외면할 수 없었다.

 

아기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산파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자네 혹시 이 아이를 가지기 전이나 후에 뱀을 잡거나 죽이지 않았나?”

 

산파의 말에 머뭇대던 남편이 중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며, 눈물을 떨궜다.

 

“제가 직접 하진 않았지만, 작년 이맘때쯤 시장에서 뱀 껍질 벗기는 걸 옆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아무리 궁금하고, 보고 싶었어도 참았어야지. 누구보다 정결하고 깨끗해야 할 시기에 살생하는 것을 봐버렸으니 그 화가 배 속에 있는 것에까지 미치지.”

 

안타까워하며 세 사람을 바라보던 산파가 무심결에 말을 내뱉었다.

 

“자네 집 조상이나 친척 중에 혹시 이쪽 계통에 몸담았던 사람이 있나?”

 

“아주 오래전이라 긴가민가한데, 저희 할머니가 마을 사람들 살도 풀어주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그게 맞을 거야.”

 

그 말에 두 부부는 의아해하며 산파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쪽 일이 그래. 가족 중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한 대나 두 대 건너 반드시 대물림해야 해.”

 

입이 마른 듯 산파는 옆에 있던 대접의 물을 벌컥 들이켜고는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후손 중 하나는 머리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이 아이처럼 몸에 문제가 있어.”

 

산파의 품에 안겨 있던 아기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듯, 여전히 목이 한쪽으로 꺾인 채 새근거리며 자고 있었다.

 

“참 기구한 운명이야. 기구해.”

 

노파는 다시 한번 끌끌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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