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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도 성좌를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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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연소😙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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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빙의, 환생 중 하나를 했을 때 올바른 행동 요령은 뭘까? 몰라도 상관 없다. 내가 방금 만들었으니까. 평가 기준도 없다. 내가 제작자인 동시에 평가자니까. 막 완성된 행동 요령을 검토할 시간에 그냥 실천해보기로 했다. 나는 나를 믿는다. 첫 번째로, 다시 곱게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면 된다. 수면 부족은 만병의 근원이므로. 두 번째로, 현실을 부정하고 시스템을 무시한다. 좋아. 시스템을 음소거하는 방법까지 찾으면 완벽하다. 이제 이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 내 회귀, 빙의, 환생 행동 강령 확인한 사람 있나? 그거 지금 정정한다. 똑똑히 들어라. 아, 그 전에. 혹여나 제 강령을 따라 했다가 피해를 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하……." 우선 첫 번째가 아니라 영(0) 번째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스템과 싸우지 말 것. <악신>은 신도 아니다. 이렇게 능력 없는 신도 신이라고 부르다니 이 세계에는 문제가 아주 많다. 신이라면서 시간을 되돌리지도 못하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내가 몸소 굴러본 바에 따르면, 시스템이 차라리 신과 가깝다. 다시 돌아가서, 회귀, 빙의, 환생했을 때 잘못된 행동은 다음과 같다. 잘한 행동은 모른다. 아직까지 잘한 게 없어서. 첫 번째로, 다시 곱게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기. 한 달 뒤 옆에 곱게 누운 주인공을 마주할 수 있다. 지금도 옆에 누워 있다. 세상 모르게 자는 꼴을 보니 주인공의 성좌로 전전긍긍하는 나만 바보 같았다. 두 번째로, 현실을 부정하고 시스템을 무시하기. <악신>인 주제에 주인공과 계약하고 이 세계를 망칠 주범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의 성좌가 되는 <악신>이 도대체 어디 있냐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나도 안 그랬다. 안 그랬을 거라고. 망할! --- #성좌물 #착각물 #계약관계 #능력수 #연상수 #병약수 #다정수 #헌신수 #미남수 #연하공 #츤데레공 #까칠공 #상처공 #미남공

공모전 참여작#BL#현대판타지#성좌물#착각물#연하공#츤데레공#연상수#능력수#병약수

아침에 일어났는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이거 회귀, 빙의, 환생 중 하나다.


 꿈이라면 참 좋았겠지만 꿈이 아니었다. 막 일어난 참인데 하품이 아니라 한숨이 나왔다.


 어떻게 알았는지 알려고 하지는 말자.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 왜, 그런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눈을 떴는데 왜인지 모르게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창밖에서는 새소리와 바람이 흘러 들어오고 몸은 가볍고…….


 몇 시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지각인 걸 알 수 있던 그런 경험 말이다.


 지금이 딱 그랬다. 누군가 짜놓은 판에 내던져진 것만 같은 기분. 현실은 현실인데 무언가 비틀려 있었다.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암……."


 꼭두각시 인형이 된 것 같았다. 나는 괜히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당연히 줄 같은 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회귀, 빙의, 환생 중 하나를 했다는 감각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달리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이었다.


 어쩐지 다들 새롭게 눈 뜨자마자 정신 차리고 할 일 하러 가더라. 이래서 그런 거였나 싶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 어쩌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길게 고민해보지 않아도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 말인 즉, 다시 잠에 들어보겠다는 뜻이다.


 대책 없어 보여도 어쩔 수 없다. 앞길이 막막하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이게 내 삶의 모토다. 뭐, 진짜 대책이 없기도 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 이 모든 걸 꿈으로 두고 다시 무의식으로 빠져드는 것. 잘하면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어디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무시했다.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내가 나면서, 내가 아닌 기분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랬다. 이런 걸 두고 이인감이라고 하는 걸까.


 내 몸은 내 것이 아닐지 몰라도 내 침대는 그대로 내 침대인 것 같았다. 나는 낡은 이불과 약간 꺼진 매트리스 사이에 깊게 파고들었다.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해 방 안이 쌀쌀했다. 다행히 솜이불 치고 얇은 내 이불이 버틸 만한 날씨였다. 밤새 내 체온으로 데워진 침대는 포근했다. 익숙한 안락함에 의식이 가물거렸다.


 그렇게 밀려드는 졸음에 몸을 맡기려는데,


 "우웩!"


 아……. 누워서 토하면 숨 막혀 죽을 수도 있는데.


 맞지 않는 육체에 끼어든 듯 멀미가 났다. 직감이 틀리기를 약간은 기대하고 있었는데 진짜 꿈이 아닌 게 확실하다. 잠은 그냥 자게 두지. 차멀미는 자면 괜찮단 말이야. 이건 차멀미도 아니지만.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침대멀미라는 것도 있나? 없을 게 확실하다.


 어제 저녁을 먹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속이 울렁거리기만 하지 올라오려는 게 없었다.


 그렇게 가만히 누워 있는데 이제는 바닥이 빙글빙글 돌았다. 바닥이 돈다니, 말이 되나…….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침대 헤드보드에 기댔다. 바닥을 쳐다보니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침대도 마찬가지였다.


 "……."


 그럼 천장이 빙글빙글 돌았는지도 모른다. 찌뿌둥한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 봐도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차가워진 손을 주무르고 있으려니 곧 울렁거리는 속이 가라앉았다.


 멀미가 가셨는데도 영혼이 육체에 적응하려는 듯한 기묘한 감각은 남아 있었다. 이제 슬슬 어디서 문제를 찾아야 할지도 헷갈렸다. 오감 중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촉각은 괜찮나? 청각은? 후각에 문제가 있나?


 나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주무른 보람이 있는지 손은 미지근하게 데워진 상태였다. 손 아래서 어제 바짝 말린 이불이 바스락댔다.


 "음, 좋아. 청각이랑 후각은 이상 없고."


 뻗었던 다리를 접어 가슴께로 끌어 안았다. 다리를 덮은 이불에 얼굴을 묻자 희미하게 빳빳한 햇볕 냄새가 났다. 후각도 괜찮은데.


 이제 미각과 시각이 남았다. 우선 뭘 먹어 봐야 할 것 같았다. 음식 생각을 하니 그제야 배가 고픈가 싶었다. 기댄 몸을 세우려 움직이니 철제 침대 프레임이 끼긱대며 비명을 질렀다. 나는 침대에 앉은 채로 남은 라면 개수를 헤아려 보았다.


 "80개 묶음으로 샀었는데……. 오늘이 며칠째더라?"


 하루에……. 아직 라면 2개는 먹을 수 있다. 라면에 밥, 김치만 먹은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입맛이 무던해서 같은 음식을 계속 먹어도 잘 질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라면만 먹고 죽은 귀신이 나에게 붙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 악신은 없겠지만.


 라면이야 익숙한 수준을 넘어설 지경이니 식사를 하면 미각이 멀쩡한지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 어쨌거나 매일 같은 메뉴래도 먹을거리가 있다는 건 다행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벗어나려는데 몸이 휘청대며 말을 듣지 않았다.


 "으아, 어지러……."


 어제 저녁 좀 굶었다고 쓰러지는 건 좀 심하지 않나. 눈앞이 점차 흐려졌다. 일어서자마자 쓰러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바닥에 털썩 앉아 멍하니 맞은편 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언가 허공에서 튀어나왔다.


 아. 나 진짜 문제가 있네.


 그렇지 않아도 시각이 이상한 것 같아서 먼저 확인하지 않고 뒤로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알게 될 줄이야. 확인 사살이라도 하듯 시야가 익숙하게 일렁였다.


 띵띵거리는 요란한 알림음도 함께였다. 이 집에 알림음이 울릴 전자기기는 없다. 청각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닐지도 모른다. 환청인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듯 반투명한 창이 코앞에서 번쩍이며 폭죽 소리를 냈다.


 빰빰빠라밤—!


 [SYSTEM: 동기화 완료! '사용자' 님을 환영합니다!]


 “…….”


 안 그래도 이런 거 왜 안 나오나 했다. 내가 요란한 창을 노려보면서 생각했다.


 여기서는 내가 '사용자'인가 보다.


 회귀, 빙의, 환생을 했다는 주인공이 나오는 창작물에서는 종종 이렇게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조력자가 존재했다. 안 그랬다면 기댈 곳 하나 없던 그 가상 인물들은 미쳐버렸을 것이다.


 저것도 시스템이네 뭐네 자기소개 하겠지.


 [SYSTEM: 저는 이 세계의 관리자, SYSTEM입니다!]


 으이구,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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