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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단장님, 연애는 보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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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체크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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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온 시간. 미래를 바꾸고, 그에게 진심을 고백하려고 했다. 와장창!! "사랑해요. 아르얀 단장님!!!" .......계획 취소. 저건 사랑이 아니라 재난이야. 히어로 조직 크레이들 단장, 아르얀은 오늘도 연애만은 보류한다.

공모전 참여작#BL#아포칼립스#근미래#성장물#첫사랑#회귀#피폐물#동료/케미#대형견공#헌신공#병약수#미인수#후회수#연하공#연상수

빗속에는 비탄과 죽음이 뒤섞여 있었다.

비릿한 피 냄새는 이미 사그라진 생명의 흔적을 떠올리게 했고,

타오르다 남은 잔향은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부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

“…….”

거리엔 한때 인간이었던 이들이 완전한 안식을 얻지 못한 채 걷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능력자들은 폭주한 능력에게 먹혀 사라지거나,

인륜을 저버리고 일반인들을 위협하는 빌런으로 전락했다.

폭주 직전의 빌런을 진압한 아르얀은 고통이 이는 상처를 다잡고 걸었다.

마치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어디에 있는 거지?”

흐릿한 눈동자가 사방을 훑다가, 한 지점에서 멈췄다.

“!”

무너진 건물 벽에 기대, 쓰러져 있는 크레이들 소속의 청년.

순간, 아르얀의 눈빛에서 안도감이 스쳤다.

온 힘을 다해 그에게 가까워질수록, 아르얀의 걸음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사이러스…?”

불안이 엄습했다. 평소, 아르얀을 보자마자 달려왔을 그가 너무 조용했다.

… 마치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왜 혼자 여기에 남아 있습니까? 퇴각령은 오래전에….”

말을 잇던 아르얀은 청년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한 순간 숨을 삼켰다.

사이러스 필라르, 부관을 자처하던 그는 지금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사라진 팔

심장을 관통한 깊은 상처

피범벅이 된 얼굴….

“이건… 아니야. 거짓말이야….”

아르얀의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졌다.

아픔도 잊은 채 빗속을 헤치고 달려가,

움직임이 없는 사이러스를 힘껏 끌어안았다.

“안 돼… 안 됩니다. 듣고 있죠? 대답 좀 해요, 사이러스!”

흔들고, 외쳐도, 그는 잠에 든 것처럼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 사이러스 필라르. 단장의 명령이다. 대답해라!”

이름을 부르고, 명령으로도 재촉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건 무거운 침묵 뿐.

품에 안긴 몸은 점점 더 무겁게 늘어졌고, 식어가는 체온이 모든 진실을 말해주었다.

『사이러스 필라르. 그는 떠났다.』

고백할 때마다 어이없는 사고는 다 쳐서 망신주는 주제에…….

빌런만이 적이 아닌 아르얀이 보이면, 좋다고 따라오던 유일한 존재.

싫은 태를 내면 또 물러나있다가, 관심을 좀 주면 어느새 옆에 있던….

그 존재의 숨이 멎어있었다.

“……말도 안 돼.”

비는 더욱 세차게 쏟아졌다. 피와 빗물,

그리고 눈물까지 섞여 아르얀의 시야가 흐려졌다.

“… 제발… 아니라고 해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감정과 소리가 뒤엉켜 폭풍처럼 밀려오는 그 순간…

아르얀의 가슴 깊은 곳에서 끔찍한 아픔이 폭발했다.

“아… 아아… 아아아!!!”

동시에 아르얀의 몸에서 새까만 독안개가 피어올랐다.

그 안개는 품 안의 사이러스 시신과 아르얀의 몸을 감싸며,

살아있는 것처럼 확산을 시작했다.

“저건… 설마, 아르얀로드 단장님!!!”

크레이들 소속의 히어로가 아르얀에게 다가가려 하자,

다른 소속의 히어로에게 제지당했다.

“뭐 하는 짓입니까?”

“자네야 말로 죽고 싶나?”

그는 살아있는 것처럼 확산하고 있는 독안개를 보며 말했다.

“저게 카타르시스 신드롬이라면,

지금 저 독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다!!”

카타르시스 신드롬.

한번 발병하면 해당 능력자가 죽거나,

기절할 때까지 능력을 방출시키는⋯

능력자라면 가장 주의해야하는 질병.

그리고 크레이들 단장, 아르얀로드 레브.

그의 능력은 모든 것을 녹이는 맹독이었다.

“그래서 우리 단장님이 죽는 걸 지켜보라고요!? 당신 어디 소속이야!!”

두 집단의 말다툼이 지속되는 동안,

독안개가 닿은 모든 곳은 용암처럼 녹아내렸다.

생겨난 연기마저 주변으로 퍼지며 산 자들의 숨을 죄었다.

“베놈로즈가 폭주했다! 전원 물러서!”

“맹독이다! 여기서 벗어나!! 당장 숨을 참아!”

아비규환 속에서, 아르얀에게는 아무 소리도 닿지 않았다.

그는 그저 기억 속 사이러스를 해 떠올릴 뿐이었다.

언제나처럼 바보같이 밝은 미소. 엉망진창인 현장에서 내밀던 꽃다발.

[좋아합니다, 단장님! 계속 당신 곁에 있게 해 주세요!]

사고를 거하게 쳐서 망신이란 망신은 다 주고서는…

다가와서 하는 말이 고백이라니.

어이없지만, 그래도 받아줄 거라 생각하는 듯 웃던 그 얼굴은…

미워할 수가 없었다.

[사이러스 필라르… 당신은 이 상황에 고백이 나옵니까, 지금?]

[어? 단장님, 화났습니까?]

그 물음에 도끼눈을 뜨고, 자기보다 10cm는 더 큰 그를 쏘아붙였던가?

[화 안 나게 생겼습니까? 빌런을 진압하랬지.

누가 옆 건물까지 부수라고 했냔 말입니다!!

그거 경위서랑 복구 지원 자금 누가 신청하는데!!!]

[어, 어어? 이건 예상 밖인데? 단장님, 화내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지 말입니다!!]

히어로 조직의 일원으로서,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하라고 말해왔지만…

사이러스에겐 늘 아르얀, 자신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체 제가 당신에게 뭐라고…

저는 그저 협회 산하조직의 허울뿐인 리더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겁니까?]

깊은 한숨을 쉰 채, 그렇게 물었었다.

그리고…….

‘─한눈에 알아봤지 말입니다.

『아!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이다!!』라고요!’

한치 거짓 없는 답이 들려온다.

그 말을 입에 담은 사이러스의 미소는 너무나 따스했다.

[… 개가 풀 뜯을 소리 할 시간에 복귀하고 경위서나 쓰세요.

그리고 크레이들 제1팀은 오늘 훈련장 20바퀴 추가.]

[네?! 말하면 봐주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미워하기엔 너무나 솔직하고…

[내가 왜요? 사고는 당신이 쳤고, 1팀이 당신 소속이니 연대책임이죠.]

[아, 안돼… 이번에도 같이 혼나면 저 선배님들에게 죽지 말입니다!! 단장님? 단장님!!?]

사랑하기엔 하는 행동이 부담되어 밀어냈다.

“이게… 내가 당신을 밀어낸 끝입니까?”

대답할 수 없는 이에게 묻는 말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독기에 녹아, 사라져 가는 그의 흔적을 따라 손끝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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