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연재 | 글링
대한민국 사교육의 최전선, 대치동. 실적만이 정답처럼 통용되는 이곳에서 누군가는 정상에 서 있고, 누군가는 낙오자가 된다. 뉴욕에서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귀국한 윤은원은 개포동에서 작은 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지원한 대치동 미래학원 면접장에서 그는 우연히, 그리고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방식으로 완벽해 보이는 남자 한태수를 만난다. 펀드매니저 출신, 수강생 수 1위의 수학 일타 강사. 냉철한 계산과 데이터로 세상을 재단하며 이미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는 남자. 그러나 태수의 눈에 비친 은원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손에 넣고 싶은 ‘투자 대상’이었다. “난 될 놈한테만 투자해요. 은원 쌤은 내 기준에서 아주 우량주거든요. 아직 저평가된.” 비즈니스로 시작된 관계는 점점 개인의 영역을 침범해 간다. 서로의 실패와 상처를 공유하며 친구가 되었을 때, 그 감정은 이미 우정의 궤도를 벗어나 있었다. ”네가 나를 기만하지 않았다는 걸,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증명해 봐.” 폭주하는 소유욕, 되돌릴 수 없는 선택, 끝내 무너지는 신뢰. 상처 입은 두 남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도망치고, 후회하고, 기다린다. 그 끝에서 다시 묻는다. 성공이 전부인 세계에서 사랑은 과연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는가. 화려한 대치동의 네온사인 불빛 아래, 오답 노트조차 쓰지 못한 어른들이 서로의 인생에 들어와 비로소 정답을 찾아가는 이야기. 영원히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평행선이 너를 만나, 기적처럼 하나의 접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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