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게임 패치로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 갈 수 있다니..!" 나는 오래전 블랙 기업에 취업했다. 입사하고 일주일동안은 괜찮았다. 하지만 6개월동안 매일 야근에 시달리고,.. 매일 야근으로 지쳐 동공이 풀리고 제정신이 아닌 팀장님에게 매일같이 시달렸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 나까지 미치기 싫어서 퇴사를 했건만.. 그동안의 일로 인한 트라우마가 계속 꿈에 나왔다.. 이젠 나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서 집 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내 상태가 걱정된 남동생이 아직 미공개된 게임 패치를 선물을 해줬다. "나만의 공작님 찾기 하트 러버라.. 이젠 나도 사랑 받고 행복하고 싶어."
"너무 외로워.. 괴로워.."
어린시절보다 더 괴롭게 외로운 건 처음이야..
어릴 땐 몰랐다.. 지금 막장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얘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생길 줄은..
부모님은 동생과 나를 고아원에 버렸다.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그 집에 있거나 없거나 존재감이 없는 건 어디서나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고아원이 편헀다.. 눈치만 주는 부모님.. 폭력과 욕설이 다방한 집구석에서 어린 동생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고아원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선생님들은 모든 아이들에게 잘해주셨다.
나와 내 동생도 만찬가지로.. 그래서 였을까.. 이젠 사랑 받는 감정을 안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되어서 지금 필요를 못 느끼는 거지만.. 아무튼 고아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독립했다.
동생이 너무 걱정되어서 같이 자취를 시작했다.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동생은 샤워를 하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핸드폰은 테이블에 놔두고... 순간 진동이 울렸다..
000-xx46-xx18이라고 저장된 연락처에서 꽤나 긴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걸 보았다.. 보면 안되는 걸 알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아 버렸기에 그딴 건 상관이 없었다. 기가 막힌 우릴 버린 부모의 문자는 가관이었다.
"우린 너희를 사랑하지 않아서 고아원에 보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가족인 건 변하지 않아."
오랜만에 연락해서 하는 말이 잊지마 우린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그딴 걸 내 동생한테 지껄이고 있었단 말이야?.. 동생은 그걸 받아준 거고.. 이런 상황이 난 너무 화가 난다.. 우리를 버렸다고 해서 다시 연락할 줄 몰랐지만... 더 화가나는 건 부모라는 사람이.. 병원 주소를 띡 보내주는 게 너무하다고 생각이 안 드나..
동생에게 그동안의 연락한 건 뭐고.. 부모를 만났는지 묻고 따지고 싶었지만 도저히 내 동생에게는 그렇게 대하고 싶지 않았다.. 혹시나 어렸을 때 생긴 트라우마가 다시 도지면.. 전보다 더 안 좋아지겠지...
동생에게는 내가 이 사실을 알았다는 건 평생 비밀이다.. 무조건 그래야만 해. 그 길로 나는 따로 자취방을 구했다.
과학고를 다니고 있었기에 조금 더 가까운 데에 살고 싶다는 거짓말을 했다. 난 학구열이 높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동생에게 이해 해달라고 하고 싶진 않았다.. 그저 단지 동생이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랄 뿐..
어렸을 때 우연히 나온 게임 광고를 보고 빠졌다.. 흥미로운 설정과 스토리.. 그걸 만든 사람들. 동경했던 개발자를 따라 하버들대를 수석 입학해서 조기 졸업으로 그토록 원하던 그 사람이 있었던 GH 블랙 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면접 볼때 면접관들의 얼굴들은 모두 창백하고 눈 밑이 어둡게 깔려 있어서 꺼름칙 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았다. 내가 원하던 대학교를 진학하고 내가 동경하던 그 사람의 회사에 입사한다면 더 바랄 게 없었던 어렸던 나의 꿈이었다.
그랬던 내가 6개월 동안 야근을 했더니.. 꿈이 사라졌다.. 완전히 낙엽을 밟아 바스러진 것 처럼..
허무하게 내 꿈은 사라졌다... 사람은 잠을 못 자면 미친다는 걸 몸소 겪었으니까..
게임이 만들면 기획부터 3D 디자인 아트.. 프로그래밍..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그 수많은 과정 중에서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넓은 사무실에 칙칙하고 적만한 분위기만 흐르는 각각 칸마다 사람들이 안에서 일을 한다... 대화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복도와 사무실을 울러 퍼졌다. 사람들이 많았으나 왠지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소름 끼치고 기시감이 드는 건 당연했다.
직장동료들은 자신이 맡은 일만 하려고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다.. 그래서 신입사원인 나와 동기들은 알아서 배워야 했다. 아무리 잘난 대학교를 나왔어도.. 일하는 거랑 별개였다. 아무도 인수인계를 해주지 않아 자주 혼나야 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우리가 맡은 역할은 없다는 걸.. 맡지 않아도 찾아야 한다는 걸.. 분명 난 개발자였다.. 왜 어쩌다가 내가 커피를 타고 있는 건지...
기획 팀의 일이 왜. 내게 온 건지.. 이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못하면 그들은 호통을 쳤다.. 더 이상 버틸 체력이 없던 나는 빌어 먹은 회사를 퇴사했다. 그 후에 생활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매일 야근으로 밤을 새는 게 너무 익숙해져서 불면증을 얻었고 사회생활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는 게 무서워졌다.. 여전히 나는 사람들을 기피하며 살고 있다.
[동생의 선물]
-띠리링
"아.. 뭐야 방금 잠들었는데..."
동생의 연락이 왔다.. 그 전 부터 연락을 했긴 했지만.. 지금 내 이런 모습으로 동생을 마주 할 자신이 없어서 생활비를 보내 주려고 가끔 연락을 하는 정도로만 연을 끊다시피 지냈었다.
힘을 주지 않았지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 듯이 불안정하게 떨렸다. 햇빛 하나 보지 못해서 하얗다 못해 새하얗게 질린 손가락.. 핏대가 보일 정도로 하얀 손. 전화 수락을 버튼을 간신히 누르고 스피커로 켜놓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누나 정말 오랜만이야. 놀라운 걸 가져왔어! 지금 티비 한번만 켜봐."
이상할 정도로 내게만 다정한 말투로 말하는 동생을 미워할 순 없지만.. 동생이 말한대로 티비를 켰다.
티비 소리가 흘러 나온다.
-안녕하세요 하트 뿅뿅 이 게임 패치 하나로 무료했던 삶을 즐겁게! 곧 출시되는 나만의 남주 찾기 하트 러버는 정사각형 모양이 패치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마에 붙이면 바로 게임 접속 가능 합니다! 그 세계에서는 NPC를 공략해서 연애할 수 있는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퀘스트를 무사히 완수하면 나만의 남주를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개인의 선택에 따라 해피엔딩, 베드엔딩이 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서 공략을 해봐요!
1월 31일 출시 예정 하트 뿅뿅 그럼 이만!~
'동생이 말한 게 저 광고인가?.. 그냥 들어봤을 땐 발랄한 분위기의 게임 광고일 뿐인데. 나만의 남주 찾기 하트 러버라...? 동생이 만들었나?.. 예전부터 작명 센스가 없긴 해도 이건 좀 심한데;;'
"누나 지금 광고한 거 내가 만들었어."
'역시 내 동생이구나.'
"그래서 누나 내가 지금 택배를 보냈거든."
현관문 앞에 서서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현혹되는 기분을 느꼈다. 난 여전히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 해.
"괜찮아 누나."
조근조근한 동생의 목소리가 어딘가 가라 앉은 마음을 위안해주었다. 끼이익- 동생이 말한 대로 내 앞에 택배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꽤 무겁지 않은 무게인데. 지금 내겐 너무 버거워.
"그거 방금 본 나만의 남주 찾기 하트 러버라는 게임이거든. 아직 출시하기 전이지만 누나가 먼저 체험해주면 좋겠어. 누나가 이 게임의 첫번째 플레이어야."
'내가 부담되지 않게 말하고 있어.. 그렇다면 나도 말을 해야 돼.'
2026.01.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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