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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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직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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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를 지망한 청년의 개인기

공모전 참여작

"형이 쓴 소설이라고?"


교대 시간이 겹칠 때만 가끔 마주치는 야간 알바 민식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 나는 진열대를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똑같다는 거지. 내가 구상했던 거랑. 주인공이 우연히 살인을 했는데 온 지구가 나서서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는 내용. 그래서 멈추지 못하고 계속 죽이는 설정... 딱 내가 노트에 적어놨던 건데 그게 영화로 나온 거야."


민식이는 과장된 몸짓으로 호들갑을 떨었다. "와, 형. 그럼 넷플릭스에 소송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진짜 억울하겠는데?"


나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가방을 챙겼다. "됐어. 어차피 아이디어는 많아. 다른 것들도 다 준비돼 있으니까 넷플릭스에서 대박 나는 건 시간문제야."


"역시 형님! 기대할게요!"


민식이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뒤로하고 편의점 문을 밀었다. 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차가운 새벽 공기가 훅 끼쳐왔다. 문이 닫히기 직전, 등 뒤에서 낮게 씹어뱉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친놈... 지가 무슨 작가라고."


나는 못 들은 척, 아니 들리지 않는 척 걸음을 옮겼다. 주먹을 꽉 쥐었다.


내 방 문을 열자 역한 냄새부터 반긴다. 하수구 냄새는 방과 화장실을 열심히 치워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 방에서 살기 시작한 첫 날은 작고 삐그덕 거리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자려하니 하수구안에서 잠을 자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 졌다. 모퉁이를 차지한 작은 책상위에 가방을 던지고 컴퓨터 모니터를 마주 하고 앉아 새롭게 쓸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요즘은 만화, 웹소설이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로 팔리는 경우가 많았고 내가 이 방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시나리오를 잘 써서 파는 것 뿐이다. 내가 쓴 이야기와 유사한 내용들이 자주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왔다. 그말은 난 이야기꾼이고 잘만 이야기를 풀면 나도 넷플릭스 작가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다만 어떻게 이야기를 잘 풀지 몰라서 엄청난 이야기가 내 책상위에서 자고 있을 뿐이다. 검색창을 열어 소설 잘 쓰는 법을 치고 나온 결과를 보는데 제일 먼저 화면에 나타난 것이 AI 답변이다. AI 답변 "....." '가만, 요즘은 AI가 아주 많은 것을 한다던데 다양한 질문에 답도 하고 코딩도 하고 회사 업무도 많이 한다던데 AI가 소설 쓰는 것도 도울 수 있겠네.', 'AI에게 내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잘 정리해서 소설처럼 써 달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너무 좋은 생각이야. 내 이야기들도 이제 드디어 빛을 보고 넷플릭스에 팔릴 수 있어.'


나는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쥐었다. 심장이 귓가에서 쿵쿵거렸다. 그동안 내 머릿속에서만 맴돌다 사라졌던 그 수많은 아이디어들. 그것들을 완성해 줄 완벽한 도구가 눈앞에 있었다.


'그래, 나는 지시만 하면 돼. 셰프 보조들이 재료를 손질해 주면 세프가 요리 하듯이 이제 AI를 이용해서 내가 요리 하는 거야.'


나는 익숙하게 생성형 AI 사이트에 접속했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입력창이 깜빡거렸다. 그 규칙적인 깜빡임이 마치 내게 어서 말을 걸어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민식이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아니 넷플릭스 담당자가 무릎을 꿇게 만들 그 설정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 프롬프트 입력: 너는 지금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스릴러 작가야. 내 지시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써. ]


[ 설정: 주인공은 가난한 작가 지망생. 우연히 옆방에서 나는 살인 소리를 듣게 되는데, 신고하는 대신 그 살인마의 범죄 패턴을 분석해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해. 아주 긴박하고 음침한 분위기의 첫 장면을 묘사해줘. ]


엔터키를 눌렀다.


보통은 몇 초 정도 로딩 시간이 걸릴 터였다. 하지만 화면 속의 AI는 마치 내 질문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엔터키 소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답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타다닥. 타닥.


화면 가득 문장이 생성되는 속도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곰팡이 핀 벽지 너머로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 그것은 짐승을 내려치는 소리가 아니었다. 인간의 두개골이 바닥에 부딪히는, 젖고 무거운 파열음이었다. 남자는 숨을 죽였다. 공포? 아니, 전율이었다. 드디어 쓸거리가 생겼다는 야비한 전율."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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