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표지
하늘의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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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이
17화무료 17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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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힘을 지닌 화가 지망생인 시골 소년 이 하늘과, 비밀을 간직한 사진 작가 지망생 도시 소녀 주 혜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감성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공모전 참여작#로맨스#현대판타지#아포칼립스#성장물#드라마

밤 공기가 시원해서 기분이 좋다. 하늘은 오늘도 어김 없이 편의점에 들러 티백을 샀다. 밤 산책을 좋아하는 하늘은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주위 풍경을 눈에 담았다. 오랜만에 전에 갔던 공원에 들르고 싶었던 터라, 하늘의 발걸음은 가볍고 빨랐다.


​이 시간대 공원은 사람이 별로 없어, 하늘을 바라 보며 조용히 노래를 듣기에 좋았다. 하늘은 평소 자주 듣던 곡을 고른 뒤 이어폰을 꽂았다. 곡을 감상하며 밤 하늘을 관찰해 공책에 그림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한없이 고요한 밤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였다.


​"오늘은 날이 맑아서 별이 더 잘 보이네."


​하늘은 듣던 곡이 다 끝나자 다른 곡을 골라 들었다. 그러면서 밤 하늘 스케치에 몰두했다. 얼마 후 스케치 작업을 끝낸 하늘은 조금만 더 앉아 있다가 가기로 했다. 편안한 기분으로 시원한 밤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공원 내 산책로를 느긋하게 걷던 하늘은, 사진기로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찍던 여자 애를 발견했다.


​'별 사진을 찍으러 온 건가? 엄청 열심이네.'


​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여자 애를 말 없이 바라 보던 하늘은, 그 순간 하늘 저 너머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보았다. 반짝이던 빛은 어느 새 빛줄기를 그리는 혜성으로 나타나 밤 하늘을 수놓았다.


​그런 혜성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정말 아름다웠다. 여자 애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혜성을 영상, 사진으로 남겼다. 여자 애는 무척 기쁜 얼굴로 상쾌한 밤 바람에 나부끼는 옆 머리를 쓸어 넘겼다.


​'멋지다! 정말 잘 찍는데?'


​한동안 지나 간 혜성과 여자 애의 촬영 실력에 감탄하던 하늘은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늦게 가면 반디가 불안해 할 테니까. 슬슬 자리를 뜨려다 하늘은 여자 애와 자신도 모르게 눈이 마주쳤다.


​여자 애는 어딘가 묘한 외모였다. 여자 애의 검은색 긴 직모에 은색 눈을 본 하늘은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해지자, 하늘은 좀 민망했다.


​"별, 별 찍는 거 좋아하나 봐?"


​당황한 하늘은 말까지 더듬었다. 처음엔 '뭐지' 싶은 표정을 짓던 여자 애는 곧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응, 별을 관찰하고 찍는 거 정말 좋아해. 그런 걸 하고 있으면 왠지 설레거든."


​"그렇구나."


​머릴 긁적이던 하늘은 잠깐 고개를 돌렸다. 하늘은 다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혹시 꿈이 사진 작가야?"


​하늘의 물음에 여자 애는 아까보다 더 환히 웃으며 답했다.


​"맞아. 참, 공책에 뭘 그린 것 같은데 뭔지 물어 봐도 돼?"


​"물론이지. 혜성이 나타나기 전 밤 하늘과, 혜성이 나타난 후의 밤 하늘을 스케치해 봤어."


​여자 애는 하늘의 스케치를 꼼꼼히 살폈다. 스케치를 모두 살펴 본 여자 애의 반응은 꽤 긍정적이었다.


​"진짜 잘 그렸다! 난 그림을 잘 못 그리는데. 혹시 꿈이 뭐야?"


​여자 애의 뜻밖의 칭찬에 하늘은 쑥스럽지만 기분이 좋았다. 하늘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멋진 밤 하늘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어."


​"그래? 정말 멋진 꿈이야~"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하늘과 여자 애는 대화가 잘 통했다.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던 하늘은 문득, 집에서 기다릴 반디가 생각났다. 이젠 정말 가야 했다.


​"만나서 반가웠어. 난 이제 그만 가 볼게."


​"그래, 잘 가. 아, 혹시 이름이 뭐야? 난 주 혜성이야."


​"이 하늘."


​"좋은 이름이네."


​"그런가? 네 이름도 예뻐."


​"후후, 고마워!"


​하늘과 혜성은 서로 인사를 건네곤 헤어졌다. 하늘은 자전거를 타고 갔고, 혜성은 역까지 걸어 가 버스를 탔다. 집이 시골이었던 하늘은 주택으로, 집이 서울이었던 혜성은 아파트로 향했다.


​서로 사는 곳도, 다니는 학교도 달랐지만 둘은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하늘은 어쩌면 친구가 될 수도 있단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었다.


​"반디야, 나 왔어!"


하늘이 부르자 반디는 기다렸다는 듯 달려 나와 하늘을 맞이했다. 반디는 왜 이렇게 늦게 왔냐는 듯 하늘을 쳐다 보았다. 너무 반가워 하는 반디를 본 하늘은 그런 반디가 귀여워서 쿡쿡 웃었다.


​"기다려, 금방 밥 줄게."


​하늘은 서둘러 손을 씻고 반디에게 줄 식사를 준비했다. 사료와 생선 살, 약을 잘 섞어 밥 그릇에 담은 뒤, 평소 반디가 잘 이용하는 위치에 놓아 두었다. 반디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밥그릇을 내려놓자마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할라."


하늘의 말을 알아 들었는지 반디는 밥 먹는 속도를 늦췄다. 반디가 밥을 다 먹자 하늘은 밥 그릇, 다른 식기들을 설거지 했다. 그러곤 반디의 발톱을 깎고 잘 씻겼다. 잠시 거실에서 놀던 반디는 소파 근처에서 잠들었다.


피곤했던 하늘도 아까 사 왔던 차를 마신 뒤 양치를 마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많이 피곤해서 그런지 잠이 잘 왔다. 한 숨 푹 자고 일어나자 기분이 참 상쾌했다. 하늘은 한껏 기지개를 켜며 창문 밖을 바라 보았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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