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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님은 로판에서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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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갉는쥐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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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억 나지도 않는 로판속의 폭군이 될뻔했던 황자가 대한민국에 나타났다.

공모전 참여작#로맨스판타지#현대#기억상실#차원이동#드라마#사연캐#왕족/귀족

비둘기.


비둘기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는가?

누군가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평화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저 서울의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해로운 짐승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비둘기는 평화도 아니고 해를 끼치는 동물도 아닌 그저 사람의 주변을 맴돌면서 먹이가 있으면 먹고 날고 싶을 때 날아다니며 사는, 그런 자유로운 생물이다.

 

그렇게 살면서도 인간이든, 다른 동물들에게도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그런 새.

 

그런데 지금 내 앞에 있는 비둘기는 왜 사람을 공격하고 있을까?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가 동시에,

 

단 한 사람을 노리고.

 

*****

 

오늘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다.

새벽 가까운 시간에 일어나선 만원 지하철에 끼인채로 회사로 출근하고,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퇴근 시간까지 버티며 일하다가 맵고 달콤한 음식에 술 한잔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날리는 보통 사람의 하루.

 

그래도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면, 진돌이가 오랜만에 꿈속에 나타나 준 것일까?

 

수능도 치르기 전에 뭐가 그리 급했는지 강아지별로 훌쩍 떠나버린 내 가족, 우리 왕자님.

다른 사람들은 수능이 주는 압박이 다른 어떤 것보다 힘들다고 했지만, 내게는 아픈 진돌이가 언제 떠날지 몰라 조마조마했던 나날들에 비하면 그 정도는 별것 아니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돌보았던 진돌이가, 장례식 다음 날 단 한 번 꿈에 나온 이후로는 다시 나타나 주질 않아서,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느라 나를 잊었다고 생각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오늘 몇 년 만에 꿈에 나와 주었구나.

 

그 때문인지 평소의 퇴근길이라면 맥주만 한 캔 구매하고 나왔을 편의점에서 진돌이가 가장 좋아했던 간식도 한 개 계산했다.

 

 

*****

 

 

그런데 봉투를 들고 편의점을 나서서 거리에 한 걸음 내딛던 순간, 매일 보던 주변의 퇴근길 풍경이 뭔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 멀리에 있는 공원 안쪽에 보이는 낯선 사람이 원인 이었다.

지금의 현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는데, 마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뮤지컬에서나 볼 법한 차림새가 나를 당황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함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중세 시대 콘셉트의 카페나 클럽을 홍보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근처에서 촬영이 있어 일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게 맞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옷을 입을만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때 불현듯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너무 민망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못 본 척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서윤! 이서윤!”

 

그때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서윤! 거기 잠시 기다려!”

 

잘못 들었나 했는데 역시나 내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이 맞았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남자 목소리인데, 내가 알고 있는 남자 중에 저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던가? 급박한 어투지만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기 위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바로 앞에 보았던 중세 시대 복장을 하고 있던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있었다.

저 사람이 날 불렀나.

 

“누구세요? 절 아세요?”

 

혹시 아는 사람인가 싶어 질문을 던지며 슬쩍 얼굴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얼굴인 데다가 심지어 외국인 이었다.

 

“나, 로디아스 베네딕트 데르넨 라스트로디아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루디스 베네통 라스트... 뭐?

낯선 얼굴과 이름이라고 말하고 있는 긴 단어들,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어투까지 더해지니 누가 보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귀족을 연기하는 사람이 아닐지 착각할 정도였다.

 

“아!”

 

그러고보니 떠오르는 게 하나 있었다.

최근 가족끼리 저녁을 먹던 자리에서 너튜버가 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던 호적메이트의 모습. 그리고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놀라는 장면을 찍어 쇼츠를 제작하면 대박이 날 거라며 의기양양해하던 목소리까지.

 

조각난 퍼즐이 맞춰지듯 이 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평소에 못 보던 이상한 복장을 한 사람이 나타난 것,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름을 한국어로 정확히 말하고 있는 외국인. 그리고 동생.

 

나를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끌어들인 동생을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지만 일단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무시하기로 했다.

 

어디선가 카메라를 든 채로 내가 화를 내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녀석의 바람을 충족시켜 주고 싶지 않았고 그런 표정을 영상으로 남겨 두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눈앞에 있던 외국인은 그 자리에 놔둔 채로 공원 여기저기를 돌면서 어둠 속에 숨어있을 동생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서윤, 지금 뭘 하는 건가? 나를 봐주게.”

 

“그만하세요. 이미 눈치챘으니까.”

 

“그런가? 내가 누군지 이제 알겠는가?”

 

이미 연극은 끝났는데 저 외국인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나를 쫓았다. 기쁘다는 듯 살짝 미소까지 지어가면서 말이다.

그만 쫓아오라고 설득도 해봤지만, 그는 그저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결국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고 지나쳤다.

 

그때 눈앞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디선가 수십 마리의 비둘기들이 나타나서는 차례로 그 외국인을 뒤덮어 나가기 시작했고, 날갯짓으로 인해 발생한 푸드덕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주변에 널리 퍼졌다.

 

그러곤 내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비둘기들이 자신들의 부리를 이용해서 사정없이 쪼아대기 시작했다..

 

 

*****

 

 

“어떻게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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