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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직전, 남편이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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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
1화무료 1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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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차린 엔딩에 뉴비라니,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오로라 드림> 빙의 5년 차. 지옥 같은 난이도를 뚫고 드디어 최종 미션에 도달했다. 내 남편 ‘카시안’을 황제로 만들고, 나는 황후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가 ‘기억 상실’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그게… 내가 황태자라는 것과 이름 정도 빼고는 다 잊었거든요.” 위엄 넘치던 남편은 간데없고, 웬 겁먹은 토끼 한 마리가 내 앞에 있다? 심지어 저사람 혹시.. 빙의한거야? 설상가상으로, 보험으로 관리하던 ‘최애캐’ 테오도르 공작은 결혼식 날 나를 버렸다며 호감도 -20%를 찍고 칼날을 세우는데…. “공작님, 거래를 하시죠.” 집에 가고 싶은 ‘고인물’ 여주인공의 눈물겨운 뉴비 남편 갱생기, 혹은 본격적인 갈아타기 프로젝트!

공모전 참여작#로맨스#로맨스판타지#궁정로맨스#서양풍#빙의#시스템/상태창#차원이동#로코물#계약관계#삼각관계

연애 시뮬레이션게임에 빙의한지 5년차. 드디어 최종미션 완료가 머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한달 뒤 . 

그때가 되면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제국의 황제가 된다. 

분명 내 계획대로라면 그랬을 터인데.. 


“네?”


그의 말을 듣고 나는 그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내 말이 끝나고 몇초쯤 정적이 흘렀을까,

카시안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흔들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꺼냈다. 


“그.. 그러니까 제가 기억을 잃은거같다구요..”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그의 말에 벙쪄 대답하지 못한채 멍하니 그를 쳐다보고있었다.

이런 내용은 게임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마주보고있는 남자의 어깨 넘어로 파란색 스크린이 공중에 떠있다. 


<최종미션 : “황태자 카시안 폰 하임베르크를 황제로 만들어 황후가 되십시오.”


나는 그 창에 떠있는 글자를 쳐다보곤 다시 카시안을 쳐다보았다.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황금빛의 머리결, 그와 상반되는 깊은 적안. 그의 머리위에 떠있는 호감도표시 역시 99% 그대로. 

분명 내가 아는 그가 맞다. 

카시안의 눈은 매 순간 황실 적통의 황태자로서, 평생을 거쳐 가르침 받은 군주론의 내용처럼 한치의 흔들림없이 곧고 차분한 행태를 띄고있었다. 

그럼 눈앞에 있는 이자는 누구인가.

마치 맹수 앞에 벌벌떠는 토끼한마리 같은 그의 행색은 황태자로서의 위엄따윈 일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카시안은 절대 이렇게 주눅들어있지않아. 

황제즉위가 한달남은 이 시점에 기억상실이라니? 이런 내용은 스토리에 없었단 말이야!


“하..”


내가 한숨을 내쉬자 그가 내 반응을 불안한 기색으로 살피는게 느껴졌다.


“일단 의원을 부를테니 진찰을 받아보죠.”


카시안에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누구에게 또 이 말을 했죠? 언제부터 그랬고? 기억은 어떤게 안나는거죠?”

나는 그를 몰아붙이듯 연달아 질문을 던졌다.


“어제 아침부터 그랬고.. 당신에게 처음 말하는거에요.”

“아무래도 크흠. 나를 가장 잘 알거라고 생각해서..” 카시안이 얼굴을 붉혔다. 


카시안이 얼굴을 붉혀? 뭐? 지구가 멸망하기라도 하나.

어쩐지 어제 카시안의 행보가 이상하더라니. 한번도 아프다고 정무를 거른적 없던 사람이 몸이 안좋다며 하루종일 방에 틀여박혀 있질 않나, 방에 시중을 들러온 사용인들에게 존댓말을 썼다며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그러곤 오늘 아침부터 날 찾더니 하는말이 기억상실이라..


“기억은요? 뭘 잊었죠?”

나는 다시 그에게 되물어보았다.


“그게 .. 내가 황태자라는것과 이름 정도..?”


“그것만?” 나는 제발 그것만 잊은거길 바라며 물었다.


“아뇨. 그거빼고 전부요.”


***

나는 그에게 의원을 불러준 뒤 방으로 돌아와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눈을 떠보니 나는 이전에 즐겨하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오로라드림 ~빛나는 운명 속으로~’ 의 여주인공 블랑셰가문의 백작영애 ‘오로라 블랑셰’에 빙의했다.

최종미션의 보상 – “ 게임 종료 및 귀환 ”을 위해 낯선세계에서 버거운 미션들을 완료해가며 이제야 최종장에 다다른 것이다. 

최종미션에 다다르는 여러 루트가 있었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쉬운 축에 드는 황태자 루트를 통해 이세계를 탈출 하려고 계획.

그 후 그와의 여러 미션과 호감도를 쌓아 결혼에 성공. 황태자비가 되었다.  

그리고 황태자루트의 최종 미션. 바로 


<황태자 카시안 폰 하임베르크를 황제로 만들어 황후가 되십시오.”>

<보상: 게임종료 및 귀환.>


선황제가 병사로 죽는 시점이 한달 뒤 쯤.                    

황후 적통의 제 1황자에서 황태자로 큰 위험없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있는       

내 남편 ‘ 카시안 폰 하임베르크 ’는 내 예상대로라면 한달 뒤 황제가 된다. 


아니 될것이라고 믿어 왔었다.


그런데 기억 상실이라니? 이런일은 현실 세계에서 몇번이나 플레이 했지만 뜬적없는 이벤트인데..

지금 이 시점에 자기 이름만 겨우 기억나는 상태라면 후계자 직위 박탈은 시간문제이다. 

그가 유일한 후계자 였다면 상황이 조금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바로 밑엔 2황자가 버티고있다. 선뜻 다가서기 힘든 분위기를 풍기는 카시안과 다르게 매사에 온화하고 다정한 2황자를 지지하는 세력도 소수나마 형성되어 있다. 

2황자는 본인이 권력에 큰 욕심도 없거니와 황비소생의 서자라 본래대로라면 큰 위협은 되지 않을터.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이야기가 다르다.


“하..”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지끈거리는 머리게 손을 가져다 대었다.

일단은 진찰결과를 들어봐야겠지. 희망적으로 생각해보자.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어. 카시안이 최근에 과로에 시달리기도 했었잖아.


나는 방에서 나와 황태자의 방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머리 속이 복잡했지만 그의 방문앞에 다다랐을때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노크를 하려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내용이 방문넘어로 나즈막히 들려왔다.


“황태자비 오로라 블랑셰.. 블랑셰가문의 장녀. 어린시절부터 약혼한 사이..”

“호감도 확인불가?”

“뭐야 왜 확인 불가인거야?”

카시안의 목소리였다.


뭐? 호감도? 잠깐.. 

나는 급히 게임 상태창을 열어 호감도 메뉴에 있는 카시안의 인물설명을 읽어보았다.

‘황태자 카시안 폰 하임베르크. 황가 하임베르크의 적통 장남. 어린시절부터 약혼한 사이.’

그 안에는 방금 들려온 내용과 유사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저 말은.. 나. ‘오로라 블랑셰’의 인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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