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지독한 변비로 고통받아온 스물여섯, 지우. 약도, 요거트도, 효소도… 아무 소용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배고픔에 편의점에서 우연히 집어든 한 봉지의 크라운제과 죠리퐁. 달콤하고 고소한 맛.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왔다.” 처음으로 느끼는 가벼운 몸.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죠리퐁을 먹은 날마다 기적은 반복된다. 단순한 과자인 줄 알았던 그 한 봉지는 지우의 몸뿐 아니라, 멈춰 있던 인생까지 움직이기 시작한다. 편의점, 일상, 사랑, 그리고 비밀. 달콤한 한 봉지로 시작된 가장 은밀하고 확실한 변화의 이야기. — 죠리퐁이 내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스물여섯 지우.
죠리퐁이 내장을 구했다.
몇칠째 화장실 못갔다.
요플레도?, 약도 아니었다.
—
배는 분명 비어 있는 것 같은데, 몸은 전혀 비워지지 않았다.
지우는 침대 위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장의 희미한 얼룩이 꼭 지도처럼 보였다. 어디론가 흘러가야 할 길이 있는데, 중간에 막혀버린 느낌.
딱, 자신의 몸처럼.
“하아…”
숨을 내쉬자 배가 묵직하게 당겼다.
아프지는 않았다.
대신 불편했다.
계속.
지속적으로.
도망칠 수 없게.
지우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방 안 공기는 따뜻했지만, 속은 차가웠다.
책상 위에는 먹다 남은 요플레가 있었다.
어제 먹은 것.
그저께도 먹었고, 그 전날도 먹었다.
효과는 없었다.
약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에서 좋다는 건 전부 해봤다.
물 많이 마시기.
식이섬유 먹기.
유산균.
스트레칭.
산책.
그래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몸이 거부하는 것처럼.
화장실 문 앞에 서자 심장이 괜히 빨리 뛰었다.
기대.
그리고 체념.
지우는 변기 위에 앉았다.
차가운 감촉이 피부에 닿았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자신이 살아 있는 게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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