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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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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리아
5화무료 5화
자유 연재 | 글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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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이 유일한 강점인 직장인 주인공이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내려 깨어나니, 그곳은 지하철과 닮은 이면 세계였다. 괴상한 존재들과 미스터리한 규칙이 지배하는 이 공간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적응력'을 무기로 생존하며 탈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의도 환승센터는 실제 지하철역처럼 보이지만, 실은 현실과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이곳의 규칙은 불명확하고, 주변에는 정체 모를 존재들이 돌아다닌다. 주인공은 이 낯선 세계에 갑자기 내려지게 되며, 탈출하기 위해 이 공간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

#현대판타지#추리/미스터리#스릴러#현대#생존물#성장물#시스템/상태창#인외존재#트라우마#개그물#드라마#치유물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었다.

어제도 야근, 그저께도 야근. 떡진 머리를 대충 물로 적시고 광역버스에 몸을 실었을 때만 해도 주인공의 머릿속엔 '오늘 보고서는 또 어떻게 넘기나' 하는 피곤한 생각뿐이었다. 36세, 대기업 만년 대리. 만성피로를 훈장처럼 단 채 꾸벅꾸벅 졸던 그는 안내 방송에 홀린 듯 여의도 환승센터에 내렸다.

하지만 버스 문이 열리고 내디딘 발끝에 닿은 공기는 어딘가 기묘했다.

"……어?"

매일 보던 IFC 몰의 매끄러운 유리 벽은 간데없고, 기괴하게 뒤틀린 고목들과 붉은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던 주인공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분명 여의도 환승센터여야 할 곳에, 뿔이 돋거나 눈이 세 개 달린 존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가죽 가방을 들고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게 뭐야. 나 아직 꿈꾸고 있는 건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세상은 변해 있었다. 대한민국 치안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그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잡아먹을 듯한 요괴 형아들의 험악한 인상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만사가 귀찮던 만년 대리의 인생에, 생전 처음 겪는 거대한 재앙—혹은 기회가 들이닥친 순간이었다.

* * *

"히익, 저, 저기요...!"

지하철 입구 쪽에서 걸어오는 키 2미터가 넘는 털북숭이 요괴와 어깨를 부딪칠 뻔한 주인공이 비명을 삼키며 뒤로 물러났다. 요괴는 콧김을 씩 내뿜더니, 인간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험악하게 인상을 쓰고는 제 갈 길을 갔다. 대한민국 치안이 적용되는 동네라지만, 36년 평생 서류 뭉치만 만져온 대리급 심장으로는 버티기 힘든 압박감이었다.

'살아야 한다. 일단 어디든 들어가야 해.'

만사가 귀찮던 평소의 무기력함은 생존 본능 앞에 자취를 감췄다. 주인공은 부스스한 머리를 털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붉은 안개 너머로 유독 이질적인, 아니, 오히려 너무나 익숙해서 눈에 띄는 세련된 간판 하나가 보였다.

[CAFE 이면]

"살았다...!"

그는 넥타이가 휘날리는 줄도 모르고 카페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딸랑, 하는 맑은 종소리와 함께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 카운터 너머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날아와 꽂혔다.

"뭐야, 웬 찌든 아저씨가 남의 영업장에 무단침입이야?"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하지만 그 예쁜 얼굴에서 나오는 말은 가시 돋친 듯 날카로웠다. 카페 사장, 조연이였다. 그녀는 주인공의 떡진 머리와 구겨진 정장을 위아래로 훑으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아니, 저기요... 제가 지금 갈 데가 없어서 그런데, 잠시만 여기 좀 있으면 안 될까요?"

주인공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카운터를 붙잡았다. 하지만 조연이는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은 채,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툭툭 쳤다.

"아저씨, 여기 노숙자 쉼터 아니야. 커피 한 잔 시킬 돈 없으면 당장 나가. 저기 밖에서 침 흘리고 있는 형아들이 아저씨 같은 ‘신선한 고기’ 되게 좋아하거든?"

그녀의 시선이 가리킨 유리창 밖에는 아까 마주친 털북숭이 요괴가 입맛을 다시며 카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주인공은 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았다. 지갑을 뒤져봤지만, 이 세계에서 통할 리 없는 한국 은행권 지폐와 유효기간 지난 법인카드뿐이었다.

"돈은... 없는데, 대신 저 일 잘합니다! 대기업 10년 차예요. 청소, 서빙, 엑셀 정리, 아니니, 요괴들 비위 맞추는 거까지 다 할 수 있어요!"

"엑셀? 여기서 그딴 게 왜 필요해? 그리고 아저씨 꼴을 봐. 그 떡진 머리로 서빙하면 손님들이 다 도망가겠다."

조연이가 코를 찡긋하며 질색했지만, 주인공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굽히는 대신, 10년 동안 다져진 '사회생활용 비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숙식만 해결해 주시면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발요, 사장님!"

조연이는 귀찮다는 듯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주인공과 창밖의 요괴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구석에 놓인 대걸레를 턱 끝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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