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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신은 복수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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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
11화무료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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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랑이 세상을 만들었고 인간의 사랑이 신을 무너뜨렸다. 복수를 택한 여신 아르텐시아와 그녀 곁에 남은 한 사람, 현자 아이작. 사랑을 부정하는 이들이 가장 잔혹하게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로맨스판타지#시대/역사#가상시대#복수#성장물#소유욕/독점욕/질투#오해물#치유물#애잔물#피폐물#삼각관계#오래된연인#사연캐#상처녀#다정남#대형견남#순정남#서브남주있음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계단 위, 신황 아미노의 연설이 시작됐다.

 

“인간은, 이 세계인 에테르의 자비로 선하게 태어납니다.”

 

그의 목소리는 환희에 차 있었으며 답을 내리는 입술은 작게 말려 올라가 군중으로 하여금 신황을 절대자로 믿게 했다.

 

“그러므로 선함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아미노는 자신의 양손을 펼쳐 투명하지만 밝게 빛나는 푸른 불꽃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마치 작은 별빛 같기도 했고 어린 물고기 같기도 했다.

 

아미노는 자신의 양손 위에서 뛰 노는 빛을 군중에게 보였다.

 

감탄하는 군중들의 어수선함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함을 지키고 이 세계, 에테르에 감사하십시오.”

가련한 인간들의 눈동자에는 그가 신과 같이 보였다.

 

잃어버렸던 신의 재림을 보는 듯한 벅참과 감동이 그들 사이사이로 침투해 아스라이 스며들었다.

 

신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성해 보이도록 미소를 머금었다.

 

“보십시오.”

그는 강한 목소리로 짧게 말하며 푸른 빛이 감도는 손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불꽃은 그의 손짓을 따라 물결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아미노의 손을 떠나 그의 옆에 버려진 포대 자루처럼 꿇어앉은 병든 자의 머리 위에 살포시 안착했다.

 

피부 위로 고름이 터져 흘러 흉측해진 얼굴이 마치 신화 속 괴물과 같은 형상을 가진 인간이었다.

 

“에테르는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제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아미노의 손이 그자의 뒷머리를 감싸 쥐었다.

 

군중들의 소란스러움이 극에 달했다.

 

“에테르는 선을 지킨 인간을 굽어살피십니다. 제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리고 신황은 잿빛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한쪽으로 쓸어내리며 곧바로 그자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아련히 빛나던 빛이 폭발적으로 터져 그들의 주변을 에워싸더니 순식간에 흩어져 사라졌다.

 

“…….”

 

사위는 조용했고 그 누구도 말하는 자가 없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던 광장을 신황 아미노는 조용히 기다렸다.

 

잠시 후, 병든 자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

 

그는 더 이상 병든 자가 아니었다.

 

깨끗하고 맑은 피부가 감격에 찬 그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아미노! 아미노!”

 

순식간에 함성과 경탄이 광장을 휘어 감았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환호했고 살아난 자는 고개를 조아렸다.

 

아미노는 가볍게 손을 들어 미천한 인간들을 진정시켰다.

 

“보십시오. 믿으십시오. 의심하지 마십시오.”

 

그는 뒤에서 대기하던 신관에게 커다란 모자를 넘겨받아 자신의 머리 위로 씌워 올리며 말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산다면 이 세계, 에테르는 보답할 것입니다. 나, 아미노를 통해서 말입니다.”

“와아아아!!”

 

밝고 따듯한 오후의 햇살이었다. 신황 아미노를 비추고 있는 것은.

 

밝고 따듯한 신앙심이었다. 신황 아미노가 이끌어낸 것은.

 

이 모든 것을 군중들 사이에서 올려다 보던 현자의 눈 아이작은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광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

 

아이작은 어디든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였다.

 

이 세계인 에테르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사명을 부여받은 다섯의 현자 중 하나였다.

 

그는 신목의 형상을 가진 에테르를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며 그를 위해 현자의 눈을 부여받았다.

 

에테르는 아이작의 눈을 통해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지혜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아이작은 눈으로 그것을 기록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아이작은 그것을 삶의 이유로 삼았다.

 

하지만 그것은 방관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조금씩 인간적인 감정을 잃어갔고 점차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변화시켰다.

 

그가 지나가면 모두가 뒤를 돌아 그를 살폈으나 그것은 선망과 존경의 시선이 아닌,

 

‘두려움인가.’

 

큰 덩치와 후드 사이로 보이는 칠흑 같은 머리칼에서 비롯된 낯선 경계였다.

 

현자의 눈은 그렇게 광장의 수많은 인파에서 멀어지면서 자신의 뒤에 달라붙는 시선들을 알지 못해 무시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없는 존재로 여겼으니까.

 

[현자의 눈을 가진 아이작이여. 에테르를 도와 세계를 지탱하는데 그 사명을 다하라.]

 

어쩌면 아이작은 여신의 목소리를 들었던 그 순간부터 자신의 존재를 그렇게 여겼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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