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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인데, 너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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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지무투터칔
6화무료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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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치유 마법.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계의 존재에게만큼은 최강의 공격 마법이 되어버렸다. 마왕 토벌 이후 평화를 되찾은 대륙. 영웅 파티의 치유사였던 페이시는 새롭게 출현한 이계의 존재를 사냥하던 중 그들이 사는 차원으로 떨어진다. 사람은 살리고 괴물은 지우는 치유사의 이세계 모험담.

공모전 참여작#판타지#동양풍#서양풍#복수#차원이동#먼치킨#망나니#사이다녀

폭죽과 은빛 종소리가 동부의 번화한 상공을 쉴 새 없이 가로질렀다.

대륙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엘제르 왕국.

지금 이곳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거리를 가득 메운 국기가 바람을 타고 흔들렸고, 달콤한 과일주와 고기 냄새가 온 사방에 진동했다.

그럴 만도 했다.

모든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넣을 뻔했던 마왕이 토벌된 지 정확히 1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절망이 끝난 자리에 찾아온 평화를 기념하기 위해,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손을 맞잡고 춤을 추었다.

이 떠들썩한 축제 한복판, 광장 한편에 자리 잡은 술집에 페이시가 앉아 있었다.

청량하게 흘러내리는 길고 푸른 머리카락.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얼굴이었다.

탁-!

그러나 잔을 내려놓는 거친 손길은 그 겉모습과 매우 거리가 멀었다.

“안주 맛이 왜 이래? 소금을 통째로 들이부었나, 잘못 만든 거 아니야?”

얼굴과는 반대의 성격을 가진 페이시가 불평을 내뱉었다.

그녀는 젓가락으로 형편없이 구워진 고기를 툭툭 건드리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거 분위기도 좋은데, 가게 일 배우고 있는 친구의 실수 하나는 봐줄 수 있지 않소?”

불평을 들은 가게 주인장이 껄껄 웃으며 그녀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모처럼 온 나라가 축제인 날에 혼자 인상을 팍 쓰고 궁상맞게 구는 것이 영 눈에 밟혔던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페이시는 잔을 든 채 고개를 비스듬히 꺾으며 따져 들었다.

“이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게 누군데?”

낮게 가라앉았지만 기이할 정도로 또렷하게 박히는 목소리.

한마디 더 거들려던 주인장의 시선이 페이시의 얼굴에 제대로 닿았다.

1년 전, 마왕을 처리한 영웅의 파티에서 생명을 책임지고 있던 그 치유사의 얼굴.

주인장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죄, 죄송합니다! 영웅님을 미처 몰라뵀네요…!”

주인장은 앞뒤 재지 않고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었다.

주변에서 축제를 즐기던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빠르게 테이블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됐고, 분위기도 좋으니 다시 줘봐.”

귀찮은 일은 질색인 페이시는 쯧, 하고 혀를 차며 손짓했다.

“알겠습니다! 당장 새로 준비해 오겠습니다!”

주인장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영웅이라는 작자가 가게 한복판에서 깽판을 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지만, 페이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남은 술을 마저 홀짝였다.

“페이시, 방금은 너무한 거 아니야? 모처럼의 축제인데.”

그때, 그녀에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축제니까 이따위로 만드는 게 더 어이없는 거지.”

등 뒤에 대검을 멘 남자, 코라드가 피식 웃으며 맞은편에 앉았다.

“늦어서 죄송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잠시 뒤 린지도 헐떡이며 자리에 합류했다.

마왕 토벌 이후 정확히 1년.

지옥 같은 전장을 함께 넘었던 동료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세 사람은 잔을 부딪치며 지난 시간을 이야기했다.

전쟁이 끝난 뒤 각자의 삶은 달라졌고, 평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이 되었다.

가끔은 마왕과 싸우던 시절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잠시 잔을 내려놓은 페이시가 입을 열었다.

“루너스 씨는?”

짧은 한마디에 테이블 위 공기가 조용히 가라앉았다.

린지가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그분은... 여전히 타포스에 계시죠.”

죽은 자의 땅.

마왕을 쓰러뜨린 대가로, 그 힘을 흡수한 루너스는 영원히 그 땅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

인류를 구원한 영웅이었지만, 정작 모두가 그를 기리는 오늘만큼은 함께할 수 없는 처지였다.

페이시는 광장 한가운데 세워진 영웅의 석상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언제나 모두를 이끌었던 남자였다.

“...언젠가는 찾아가야겠네.”

“시간이 되면 꼭 가보자고.”

코라드의 짧은 대답에 페이시는 말없이 술잔을 들어 올렸다.

짤그랑.

잔이 맞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은 다시 축제의 소음 속으로 녹아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

술기운을 이기지 못한 코라드와 린지가 테이블 위로 뻗어버리자, 페이시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취기 따윈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어느새 깊은 새벽이 찾아왔고, 왕국의 분위기도 밤보다는 한층 더 조용해져 있었다.

터벅, 터벅.

‘…근처에 한 놈 나타났네.’

페이시는 홀로 한적해진 광장을 가로질러 거대한 성문 밖으로 나갔다.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교외.

그녀는 이 시간에 무언가 할 일이 있는 듯 깊은 숲을 향해 걸어갔다.

푸욱-!

“커헉…!”

그때,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던 어둠 속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페이시의 등 뒤를 칼로 찔러왔다.

사정없이 살을 파고든 날카로운 칼날은 이내 그녀의 복부까지 처참하게 관통해 버렸다.

페이시는 피를 토해내며 바닥으로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허무한 기습 한 방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페이시의 얼굴에는 공포나 당황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그녀는 침착한 태도로 자신의 상처 부위에 손을 갖다 댔다.

촤아아-!

페이시의 손끝에서 연두빛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더니 세포가 무서운 속도로 재생되며 순식간에 복부의 상처가 흉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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