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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을 불러오는 성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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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잉리
25화무료 25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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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어 코인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임 유토피아 나는 그 안에서 문명을 멸망시키고, 재건하고, 다시 파괴하는 일을 끝없이 반복했다. 전쟁을 일으키거나 세계를 종말로 몰아넣는 것조차 내겐 하나의 놀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경악할 만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유일 업적 : 「끝없는 혼돈」]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성좌가 되었다

공모전 참여작#판타지#현대판타지#아포칼립스#먼치킨#빌런캐#인외존재#시스템/상태창#성좌물

스물아홉이 되던 해의 첫날이었다.


창밖에서는 새해를 맞이했다며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폭죽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나의 집 안은 언제나처럼 조용하고 어두웠다. 넓은 펜트하우스 거실에는 커다란 TV와 비싼 가구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품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생활감은 없었다. 마치 누군가 잠깐 머물다 떠난 모델하우스처럼 차갑고 텅 빈 분위기였다.


나는 소파에 기대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스물아홉이네.”


축하 메시지 같은 건 한 통도 오지 않았다.


애초에 연락하는 사람 자체가 없었다.


필요 없는 연락은 스스로 다 끊어냈다.


내 자산을 관리 중인 자산운용사 연락도 내 결정이 꼭 필요할 때 아니면 안 본다.


남들이라면 외로움에 허덕일 상황이지만 나는 별로 외롭지는 않다.


강아지라도 한 마리 입양할까 싶었지만 강아지한테 마음을 쏟게 되면 나중에 혼자 남았을 때는 정말로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못했다.


내 인생을 바꾼 건 코인이었다.


처음엔 정말 별거 아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떠들던 걸 보고, 그냥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 몇십만 원 정도를 넣은 게 시작이었다.


“이게 올라봤자 얼마나 오르겠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23살이 되기도 전에 500억이 넘어가는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당연히 처음에는 신이 나고 진짜 세상이 자기 것이 된 줄 알았다.


매일 코인 가격을 확인하면서 살다가 내가 가진 코인들의 가치가 백배 천배 뛰었을 때 코인을 일부 팔고 삼촌 집에서 짐을 싸 들고나가던 날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몇백만 원 남짓한 돈이 몇십억이 되었다면 전부 팔아버렸겠지만 나는 오히려 더 샀다.


돈이 많이 필요할 일이 없기도 했고 지금 잘하면 나 같이 제대로 못 배운 대단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삼촌 집에서 얹혀살며 눈치를 봐야 했다. 밥도 삼촌 가족이 먹고 남은 반찬을 얻어먹고 삼촌 애들이 치킨 먹을 때 혼자 맨밥만 먹던 날들도 많았다.


‘준우 너는 얹혀사는 주제에 왜 그렇게 말이 많냐?’

‘돈도 안 벌면서 밥만 축내네.’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듣고 자랐다.


그래서였을까.


외모는 나쁘지 않았지만 키와 체구는 작았다. 잘 먹고 자란 몸이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직접 벌어먹었지만 먹고 싶은 걸 사 먹을 돈이 생겼을 쯤에는 이미 성장이 멈췄다.


항상 삼촌집 애들과 삼촌부부의 스트레스와 감정을 받아줘야 했다. 그래도 때리거나 번돈을 뺏어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고등학생쯤 되었을 때는 반쯤 투명인간 취급해서 아르바이트비로 내가 원하는걸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었다.


그쯤에는 삼촌이 회사에서 승진하고 여유가 생기면서 큰집으로 이사가 작지만 내 방도 있었다.


내 부모는 유치원 때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사실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장례식도 기억 안 난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남의 집구석에서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었다.


부모님이 죽은 충격 때문이었을까? 부모랑 살았을 때의 기억이 거의 없다. 유치원생이었으면 기억할 만도 한데 말이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서인지 나는 인간의 선의를 믿지 않는다.


사람들은 친절한 척했지만 결국 자기 기분 좋으려고 그러는 경우가 많았고 정말 대가 없는 호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돈을 번 이후에는 그 생각이 더 심해졌다.


내가 모르는 거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주변에는 없었다.


나 스스로가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이라 비슷한 사람들만 꼬인 건가 싶기도 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태도를 바꿨다.


돈이 생긴 티를 내니까 방금 전까지 무시하던 인간들도 웃으면서 다가왔고, 관심 없던 여자들이 먼저 연락했다. 친한 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처음에는 이것도 즐겼지만 항상 의식의 저편에서는 알고 있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건 고준우라는 인간이 아니라, 내 통장에 찍힌 숫자라는 걸.


그래서 결국 모두 끊어냈다.


한때는 세계여행도 다녔다.


유럽의 고급 호텔에서 몇 주씩 지내보기도 했고, 예약조차 힘들다는 레스토랑도 가봤다. 돈이 생기면서 여자도 많이 만나봤다. 예쁜 사람도 있었고, 착한 척하는 사람도 있었고, 꽤 진심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전부 질렸고 믿을 수 없었다.


“결국 사람은 다 똑같네.”


그 뒤로는 집에 틀어박혀 살았다.


사업도 생각해 보긴 했다. 가진 돈으로 적당한 사업체를 돈을 더 벌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부자가 훨씬 많았고, 고졸인 나는 사업이라는 걸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다.


괜히 어설프게 뛰어들었다가 뜯어먹히기만할 것 같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산을 나눠 여러 자산운용사에 맡겼다.


그리고 돈은 돈을 벌게 만들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나는 계속 새로운 도파민을 찾았다.


내가 도파민을 찾을 때면 마약을 권유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거기까지 추락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게임이 있었다.


[유토피아 만들기]


처음에는 그냥 흔하디 흔한 망겜 중 하나인줄 알았다.


인터넷 반응도 최악이었다.


과금 유도가 너무 심하다는 말이 가장 많았고, 대체 누가 하라는 건지 창렬한 가격 때문에 욕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 이딴 걸 누가 함?

- 과금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게임

- 혹시 돈세탁 같은 거 하는 거 아니냐?

- 그냥 돈 빨아먹는 쓰레기 게임임


하지만 나는 그 게임을 설치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신이 되어 코인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 광고 문장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고 나는 바로 깨달았다.


이 게임은 진짜였다.


자유도가 미친 게임이었다.


산맥이나 바다를 만들 수 있었다.


종족을 창조할 수도 있었고, 문명을 발전시킬 수도 있었다.


코인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했다.


정말 말 그대로 신이 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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