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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막을 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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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무료 10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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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떨어진 날, 우리가 알던 세상은 무너져 내렸다. 모든 색이 죽어버린 회색 세계, 그곳에서 눈을 뜬 문연꽃과 유승화 사람 대신 기이한 괴물, 그 이상의 것들이 배회하고 기존의 지식이 쓸모가 없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과연 이 끝없는 막의 마지막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깊고 어두운 심연을 탐사하는 다크 판타지 생존기 *표지로 쓰인 일러스트[폰트 제외]는 AI를 이용해 제작되었으며, 작품 내에 AI 활용은 없습니다.

공모전 참여작#판타지#아포칼립스#생존물#성장물#성좌물#시스템/상태창#피폐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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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는 2~4일 주기입니다.

오늘따라 밤하늘이 밝다.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별이 하늘에 만개했다. 마치 무언가를 하려는 듯이 모여 빛을 내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발견한 건 다른 사람들보다 뒤늦은 때였다. 나는 창가에서 세 번째로 먼 열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우와, 예쁘다!”

누군가 소리쳤다. 한창 집중하고 있던 때에 흐름을 깨 버린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째려보았다.

유승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냈지만 아직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에는 나와 잘 맞는 듯하면서도 간간이 이런 식으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있었다.

속으로 선생님이 나까지 혼내지 않기를 기도했다.

저번처럼 승화가 잘못한 거에 친하다는 이유로 같이 혼난 적이 여럿 있었다.

재미도 없는 인생, 그렇게 살 거면 조용히라도 있어야지!

“유승화, 딴짓하지 말고…어?”

선생님이 화를 낼 듯한 얼굴을 지었다가 창문을 쳐다보곤 이내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선생님이 그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보았다.

그 표정을 나만 본 건 아니었기에 다른 학생들도 바깥을 보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도 하늘의 풍경을 보고야 말았다.

“저게 뭐야? 지금 나 꿈이라도 꾸는 건가?”

“와, 진짜 예쁘다. 찍어서 SNS에 올려야지.”

“선생님! 별이 예뻐서 그러는데 오늘은 일찍 끝내는 거 어떠세요? 선생님도 별구경 하고 싶으시잖아요!”

“넌 조용히 하고 있어봐. 뭐지 이게? 야광운인가? 아닌데. 한국에 야광운이 있을 리가…”

학생들이 자리에서 하나둘 일어나 하늘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 탓에 내 집중력도 서서히 한계에 다다랐다.

“문연꽃! 너는 별 안 봐? 진짜 예쁜데.”

승화가 꺼림칙하다는 듯한 어투로 내게 물었다. 나는 그녀의 말에 대충 대꾸했다.

“안 봐. 삼 일 뒤면 시험 기간인데 그런 게 눈에 들어와?”

“누구보다 감성적인 게 누구인데? 친구 좋다는 말도 있는데 같이 봐야지!”

“볼 거면 너나 봐. 학원에서 썩어가는 것도 싫은데 너까지 귀찮게 하지 말고.”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승화는 나를 째려보더니 내 팔을 냅다 잡았다.

“넌 참 말도 많아. 공부에 관심도 없으면서!”

발버둥 치려 해도 힘이 너무 강했다. 운동을 얼마나 하면 이렇게 강한 거야?

강제로 창가 구석진 자리로 끌려온 후에야 승화는 팔을 잡은 손을 놓았다. 학원에 학생이 많지 않아서 다른 학생들이 잘 앉지 않는 자리였다.

나는 호들갑의 값을 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승화의 머리를 잡고 싸울 생각까지 했다. 오랜만에 집중 좀 하려고-물론 잘되지 않았다- 했더니 그걸 방해하다니!

그러나 눈부실 정도로 밝은 밤하늘을 보자 그런 마음은 어디론가 도망치고 말았다.

어두운 시내의 하늘을 구름 한 점 없으면서 한평생 본 적도 없을 정도로 많은 별이 수놓여 있었다.

찬란한 노란 별, 처절한 푸른 별, 성난 붉은 별.

색색이 황홀하고 그저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빛이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감성 다 죽은 척해도 다 티가 나는데.”

그 어떤 소감도 말하지 않았지만, 승화는 내 표정을 보곤 감정을 읽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감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게. 하늘 보는 것도 오랜만인데 참 고약하게도.”

“고약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시험이 곧인데 이런 풍경을 지금 보여주는 게 고약한 게 아니면 뭐겠어? 시험 끝나고 하지.”

내 말에 승화는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닫았다. 추측건대 그녀도 그런 것을 공감하고 있으리라.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이렇게 별이 많이 떠 있는데 별똥별 하나 안 떨어지겠어? 미리 소원이라도 빌자!”

별똥별이 내릴 때 해야 의미가 있지. 라고 토를 달고 싶었지만 말을 삼켰다. 이번에는 그녀에게 맞춰주는 게 나을 것 같았고, 이런 하늘이라면 떨어지는 별 하나 찾기도 어려울 테니까.

이야기를 보여주세요. 제가 지금껏 보지 못한, 그런 이야기를 하게 해주세요.

눈을 감고 속으로 그렇게 빌었다. 그런 소원을 빈 것에 나도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지쳐 있었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오랜만인데.

뭐 내 옆에 있는 녀석 덕분에 철이 든 것도 있지만…

“…너 표정이 왜 그래?”

소원을 다 빌고 옆을 보자 승화의 얼굴이 보였다. 누가 소원을 빌자고 했는데,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니.

내 말에 한참 동안 대답을 안 하던 승화는 곧이어 손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저거, 뭔가 가까워지지 않았어?”

그 말에 고개를 창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나는 볼 수 있었다.

교실 안의 모두가 얼어붙은 얼굴로 하늘을 보고 있었다. 선생님조차 경악을 감추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창밖. 하늘에 떠 있는 별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별들이 우리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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