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화가 강이린은 어머니의 유언으로 오래된 저택을 상속받는다. 하지만 유언장에는 믿기 힘든 조건이 하나 적혀 있었다. '저택의 귀빈을 평생 주인으로 모실 것.' 그 귀빈의 정체는 수백 년을 살아온 흡혈귀 두락현. 조선 최고의 명장이었던 그는 모든 것을 잃고 흡혈귀가 된 뒤, 수백 년 동안 누구도 믿지 않은 채 살아왔다. 갑작스러운 동거. 락현은 수백 년 전 잃어버린 첫사랑 설과 똑같이 생긴 여인을 다시 만나게 된다. 이린은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가는 락현의 상처를 조금씩 마주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린은 알지 못했다. 자신이 설의 환생이라는 것을. 낯선 동거는 수백 년 전 미처 끝맺지 못한 인연을 이어 간다. 그와 동시에 과거의 인연과 악연은 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엇갈린 신념과 욕망은 또다시 충돌하고, 그들은 반복되는 운명의 갈림길에 선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보다 먼저 바라는 남자. 어떤 운명 앞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기다리는 여자. 지키려는 마음과 소유하려는 욕망,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수많은 선택이 두 사람의 운명 속에 얽혀든다. 그 모든 사랑의 끝에서, 두 사람은 수백 년 이어진 운명마저 바꿀 수 있을까.
그날까지 흡혈귀가 실존한다고 믿지 않았다.
죽은 어머니의 유언장을 받기 전까지는.
「상속인은 본가를 찾아 귀빈을 예를 다해 모실 것. 또한 상속인은 본가에서 귀빈과 함께 생활할 것.」
유언장을 받은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이린은 아직도 그 내용을 믿을 수 없었다.
수백 년을 살아온 흡혈귀.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유언장과 함께 건네받은 것은 조선 시대부터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는 낡은 일록 한 권이었다.
빛바랜 남색 천으로 감싼 표지는 군데군데 해져 있었고, 누렇게 바랜 한지는 손끝을 대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었다. 풀린 제본에는 몇 번이고 다시 꿰맨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한 사내의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두락현.
수백 년 전, 설이라는 여인이 두락현이라는 사내를 처음 만난 날. 그리고 그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까지.
처음에는 누군가 꾸며 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록 속 이름은 유언장에 적힌 '귀빈'의 이름과 같았다.
우연이라고 넘기기에는 너무도 정확히 일치했다.
하지만 유언은 거부할 수 없었다.
변호사는 끝내 자세한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
그저 유언에 적힌 대로 본가를 찾아가 보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었다.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린은 당분간 머물 짐과 유언장, 그리고 낡은 일록을 가방에 챙겨 그곳에 적힌 주소를 찾아왔다.
거대한 한옥 저택은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통 기와지붕 위로 현대적인 유리 회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수백 년은 되었을 법한 고목과 정갈한 정원이 거대한 저택을 감싸고 있었다.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묘하게 어우러진 저택은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또 하나의 세상처럼 느껴졌다.
“...여기란 말이지?”
혼잣말을 내뱉으며 조심스레 문을 열려는 순간.
철컥.
오래된 대문이 저절로 열렸다.
“...?”
이린은 문고리를 잡은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분명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저택은 마치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길을 열어 주었다.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감각이 스쳐 지나갔다.
‘뭐지...!?’
2026.08.14 13:17
2026.08.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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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16:55
2026.07.27 13:11
2026.07.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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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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