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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말고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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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람
13화무료 13화
자유 연재 | 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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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 실습에서 만난 문제아. 알고 보니 짝사랑하던 선배의 동생? 몇 년 후 다시 만난 두 사람. 선배는 여전히 다정하지만 멀고, 훌쩍 자란 동생은 자꾸 마음을 흔든다. "너 우리 형 좋아하잖아." 취한 척 폭탄을 던진 건 동생이었지만, 그날 밤 잠 못 이룬 건 그녀였다. 형을 향한 오랜 마음과, 동생에게서 자꾸만 커지는 낯선 감정 사이. 규원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로맨스#첫사랑#쌍방삽질#로코물#얼굴천재#예술가#순정녀#대형견남#상처남#순정남#연하남#짝사랑남#서브남주있음#짝사랑녀#다정녀#털털녀#쾌활발랄녀

이마에 닿은 크고 단단한 손의 촉감.

불 꺼진 방, 몽롱한 시야에 비치던 걱정 어린 눈빛.

문 가에 선 그림자가 이불 위로 길게 일렁이고, 문 틈 사이로 들어오던 빛이 서서히 좁아지다가…

 

“…..!”

규원은 번쩍 눈을 떴다.

 몇 시지?

휴대폰을 찾으려 이불속으로 손을 더듬거리는 중 바로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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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규원은 머리를 펴다 실수로 고데기 열판을 만져서 떨어뜨렸다.

 

"그냥 매직을 할 걸 그랬나…"

거울 앞에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절반정도 펴진 머리를 살펴봤다.

반쪽은 말끔히 펴지고 반쪽은 부스스하게 올라온 곱슬머리의 대비가 꽤 웃겼다.

중, 고등학교때는 일년에 두 번 이상 미용실에서 매직을 했었다.

그런데 한달만 지나도 정수리에 보슬보슬 올라오는 곱슬기와 강제로 펴진 아랫 머리의 조화가 괴상해서 언젠가부터 포기하고 자연 곱슬머리로 살고있는 그녀였다.

데인 부분이 멀쩡한 걸 확인한 규원은 나머지 머리를 이어서 펴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품이 즐비한 소녀스러운 인테리어의 방 풍경. 벽 선반에는 번화가의 소품샵 처럼 캐릭터 솜인형, 작은 캐릭터 피규어 등이 빼곡하게 전시 되어있다. 리본 무늬의 포인트 벽지에는 [교생 이규원] 이라는 명찰이 붙어있는 무채색 슬랙스 셋업이 이질적으로 걸려있었다.

 

"만만하게 보이면 안 돼."

규원은 매끈하게 펴진 머리를 야무지게 모아 묶으며, 삐져나온 잔머리가 없는지 거울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확인했다.

 

오늘은 교생 실습 첫 날 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규원은 긴장 탓에 일찍 눈이 떠졌다. 과외나 학원 아르바이트 말고 정식으로 ‘선생님’ 역할은 처음이다.

규원은 셋업으로 갈아입고 전신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 비친 그녀는 이 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채색 직장인 그 자체였다. 거울 앞에 바짝 다가가 얼굴을 이리저리 비춰보았다. 동글동글 순한 인상에, 야무지게 올려 그린 아이라인이 어딘지 어색해 보였다.

규원은 방을 나오며 옆방의 언니 효원의 방문을 살짝 열었다.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규원은 방문을 소리 나지 않게 닫으며 조심조심 아침밥을 차렸다. 그리고 대충 차린 음식을 뱃 속에 욱여넣으며 습관처럼 카톡을 열었다.

 

[지혁 선배 : 규원이 너라면 잘할 수 있지, 파이팅! (웃는 이모지)]

[나 : 응원 해 주실거죠?]

 

다정하지만 상투적인 응원. 어제 보낸 답장은 옆에는 1이 여전했다.

그녀는 지혁과의 채팅방을 상단에 고정해두고 수시로 지난 대화를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었다.

서지혁. 20살 새내기 때부터 기약 없는 짝사랑 중인 과 선배. 그러나 여태 어설픈 플러팅조차 감히 못 해봤다.

규원이 처음 반한 시점부터 그들은 이미 과 공식cc였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규원은 지혁의 프로필 사진 속, 함께 웃고 있는 그림 같은 한 쌍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사를 마친 규원은 신발을 신다가 갑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휴대폰에 씌워진 캐릭터 케이스를 투명 케이스로 바꿨다. 그리고 문 앞의 작은 거울도 한번 더 들여다본 뒤 밖으로 나섰다.

 

규원은 경영학과, 국문과를 복수전공하며 국문과로 교직이수 중이었다.

그녀가 앞으로 한 달 동안 실습할 청운고등학교는 이 지역 최고 명문 남고로, 연계 고등학교들 중 실습 후기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내심 여고나 공학 배정을 바랐던 그녀는 별로 내키지 않은 결과였다.

그 동안 과외든 학원이든 애들을 가르치는 건 여러 번 해 봤다. 그런데 순하고 어쩌면 조금 만만해 보이기도 하는 인상 탓인지, 일부 남학생들은 수업보다 다른데 더 관심을 보이며 추근대거나 선을 넘는 행동을 하곤 했다.

그런데 실습 학교가 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래한 지혁의 생일날. 여러 멘트를 고민하다 보낸 근황과 안부인사에 지혁이 의외의 답장을 보내왔다.

 

 [지혁 선배 : 청운고? 나 거기 나왔는데 우연이네.]

 

규원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지혁이 본격적으로 실무에 투입되고 나서는 명절이나 서로 생일이나 되어야 상투적인 안부정도 주고받았었다. 그런데 이걸로 지혁에게 연락할 구실이, 그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구실이 생겼다는 사실이 기뻐서 규원은 그날 밤 잠도 설쳤다. 그날 이후로 실습 준비를 핑계 삼아 지혁에게 조언을 구하는 카톡이 부쩍 잦아졌고, 그때마다 돌아오는 다정한 답장에 매번 실없이 웃었다.

 

버스에 않은 규원의 휴대폰이 울렸다.

[jh.seo님이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지혁의 인스타 알림이 뜨자마자 규원은 곧바로 게시물을 확인했다.

별다른 멘트 없이 사진만 업로드 되어 있었다. 고급스럽게 세팅 된 스테이크 너머로 근사한 야경이 보이는 사진. 딱 봐도 비싸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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